배울 점, 버릴 점 … 오바마 통해 배우는 CEO 리더십 5계명 [중앙일보]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의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 창설자 숀 레인은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를 통해 경영자들이 배워야 할 리더십 다섯 가지를 꼽았다. 본받을 사례도 있지만 경계해야 할 사례도 포함됐다.

◆과감하게 국가 이미지를 바꿔라=오바마는 취임 첫날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지시했다. 이란과 쿠바에 대해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은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시사했다. 이를 통해 전임 조지 W 부시 정권이 먹칠한 미국의 이미지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 경영자들도 본받아 현재의 경기 침체를 기업 이미지 제고에 이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흥청망청했던 소비를 되돌아보고, 근검 절약하는 생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라테 한 잔에 4달러(약 6000원)가량 하는 비싼 커피점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절약 추세에 맞춰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길게, 또 멀리 봐라=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중국 순방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강하게 언급하지 않는 대신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온실 가스 감축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석유 의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경영자들도 경제가 어렵다고 마냥 위축돼 성장을 위한 투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경쟁 회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최근 연구개발비에만 70억 달러를 투입했다.

◆국민의 기대치를 관리하라=오바마는 미국민에게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의 기대 수준을 낮춰 왔다. 덕분에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경영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지나친 자신감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해 10월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을 때 “내년 2월까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렇지만 GM은 추가로 120억 달러를 더 지원해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다. 현명한 경영자들은 지나친 낙관보다는 보수적인 전망이 낫다는 점을 알 것이다.

◆소수에게 발목 잡히지 마라=오바마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유임시키는 등 당파를 초월한 인사를 했다. 또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을 자주 만나 협조를 당부하는 등 야당인 공화당 끌어안기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공화당은 경기 부양안(7870억 달러 규모) 통과를 방해했다. 당파를 초월해 합의를 이끌어내려 한 오바마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나 오히려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는 역효과를 낳으며 발목이 잡히는 셈이 됐다.

◆인사는 반복해서 검증하라=오바마가 지명한 장관 내정자 중 일부는 세금 문제와 정경 유착 의혹으로 중도 탈락했다. 인사 검증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오바마의 이미지는 다소 상처를 입었다. 경영자들은 ‘인사가 만사’라는 진리를 새겨야 한다. 인사는 연고나 경영자와의 친소가 아니라 능력을 검증해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

김민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