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06년 10월 13일 기사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6101301030827318004

<‘환갑’맞은 서울大>
“미래형 학문 추세는 통합… 학제 변해야”

60주년 심포지엄 제언들


“미래형 학문의 추세는 통합입니다. 대학의 학제도 이에 맞춰 통합형으로 변해야 합니다.”

13일 서울대 법학교육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서울대 60년:변화와 비전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교수들은 이름뿐인 학부제와 협동과정을 넘어 통합학문 추세에 맞게 실질적인 학제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웅 행정대학원 교수는 “학부과정은 과거 동숭동 캠퍼스 시절 문리과대학처럼 통합해 몇 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는 서울대로 치면 옛 문리과대학을 빼고 모두 전문대학원인 셈”이라며 “인문·사회·자연 기초과학은 ‘인지과학대’로 ‘통섭(統攝)’을 이뤄내고, 응용성이 강한 학문은 모두 전문대학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학부는 인지과학대, 우주과학대, 융합공학대, 예술미학대, 생명과학대, 인간·생활·정보과학대 등이면 된다”며 “경영학이나 언론정보학 등은 전문대학원으로 가고, 사범대도 교육대학원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오세정 물리학과 교수 구상처럼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석학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상흡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기초학문 강화로 통합과학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이공계 중심 학부제는 통합과학 유도 방안이 될 수 없다”며 “서울대 협동과정이나 부설 연구소 역시 기존 학과분야와 유사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문·사회·자연과학 교육을 강화해 통합과학에 대비한 지식기반을 만들고, 부설 연구소와 연구센터 등이 통합과학 산실 역할을 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광희 철학과 명예교수는 우선 인문·사회과학을 통합하고, 자연과학은 산업기술과 연계시키자고 제안했다. 소 교수는 “문리과대학을 인문·사회·자연대로 해체한 것은 시류의 반영이었겠지만, 멀리 내다본 처사도 아니고 학문의 본질에 합당한 결정도 아니다”며 “적어도 인문·사회과학은 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연과학은 산업과 연결돼 기술과 제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 역시 ‘개발귀신’에 걸려 환경을 파괴하고 인류의 장래 삶에 악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