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식재산기본법을 의결했다. 이 소식을 듣는 국민들은 도서·음반, 게임물, 상표 등 각종 지식 재산에 관한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그 위원회 창설의 명분을 떠올리기보다는 대통령 주변에 또 하나의 위원회가 생겼구나 하는 생각뿐일 것이다.
정권 초기에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미래기획위원회, 작년 1월엔 국가브랜드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 작년 5월엔 국민원로회의, 작년 10월엔 사회통합위원회가 신설됐다. 노무현 정권 때 573개까지 불어났던 중앙부처 산하 각종 위원회를 300개로 확 줄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약(公約)이 언제적 일이었느냐 하는 느낌이다. 지난달 현재 정부 내 각종 위원회는 431개다. 정권 출범 첫해 숫자를 많이 줄였다지만 청와대와 각 부처까지 합세(合勢)해 재정건전성관리위원회, 인체조직전문평가위원회 등 60개 이상의 위원회를 새로 만들었다.
현재 대통령 직속 19개 위원회의 올해 예산은 582억원이다. 이 위원회들은 대개 연평균 2~12회의 회의를 열어왔고 조직도 비슷하다.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 수십명이 실무를 맡고, 교수 등 30~40명의 전문가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실제 활동을 보면 저 위원회가 일을 해버리면 정작 해당부처 공무원들은 월급만 받고 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게 대부분이다. 경쟁력강화위원회의 교통체계 개편, 녹색성장위원회의 특정산업육성, 미래기획위원회의 교육개혁, 국가브랜드위원회의 국가 홍보 등은 국민 세금으로 그 일을 하라고 설치한 국가기관이 이미 몇 개나 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원장 얼굴을 보면 장관-청와대 수석비서관을 하다가 뭔가 일이 어긋나 중도에서 그만둔 사람이거나 정권 성립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는 인물들이다.
새 위원회가 불쑥불쑥 양산되는 것을 보면 정권이 지금 단계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국정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과연 있는지 회의(懷疑)가 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풀어야 할 문제가 보일 때마다 위원회부터 설치하게 된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만들었다는 수백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들춰보면 이걸 만들겠다고 국민 세금을 써가며 요란을 떨었는가 하고 반문(反問)하고 싶은 게 대부분이다. 청와대 산하 위원회 중 당장 폐지할 경우 국가의 오늘과 내일이 크게 위협받을 만큼 중대한 역할을 하는 위원회가 단 하나라도 있는가.
정부를 연구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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