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5.03 18:10:33 | 최종수정 2015.05.03 21:59:10


지난주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완승했다고 국회 운영이 좀 나아질까.

앞으로 전개될 사정 정국으로 악화나 흑폐(黑幣)가 정치권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까. 1%에게만 부가 돌아가고 한계비용은 국민 모두가 뒤집어 쓰는 경제사회체제에서 분배만 외쳐댈 건가. `새`자(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로는 새 희망은 어림도 없어 보인다. 살 길은 `한계비용 제로`를 꿈꾸는 공유경제(commons)처럼 소모에서 벗어난 공유정치다.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의 활용이 한 단계 도약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가 다가온다. 우버 택시나 에어비앤비(Airbnb)가 불법이 아니라 경제 누더기 옷을 꿰매듯, 정치 파행을 막기 위해 공유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J 리프킨이 `소유의 종말`(원제 `접속의 시대`)을 낸 지 15년이 지났다. 이제 겨우 경제사회 분위기가 소유보다는 사용이나 접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다시피 공유경제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반대론자는 우버 택시 운전자들은 보험, 보상, 건진 등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돈은 소프트웨어 소유자에게로 가 부의 불평등 분배는 지금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찬성론자는 10년 뒤엔 능력 있는 자영업자의 세상이 될 텐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편다.

하루에 고작 1시간밖에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를 주차장에 놔두고 소유할 이유가 없고, 집 안에 남는 방 빌려주는 것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생의 길이라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청년실업도 노년연금도 해결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의 평등 분배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ICT가 발달해 클라우드, 홀로그램,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신문명이 도래`한다고 이명현이 이끄는 계간지 `철학과 현실`도 한 수 거든다.

정치도 새 주소를 달지 않으면 안 된다. 현행 정치제도와 관행을 넘어 우버, 에어비앤비, 홈스쿨링 같은 대안을 본떠 정치에도 공유의 원리를 도입하면 서로 산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인들이 선거구를 마치 자기 집인 양 소유의식을 갖는 데 있다. 선거 때마다 `지역일꾼`의 이름으로 내가 주인이라고 우긴다. 당 대표나 국회의원 공천 경선 때 국민의 의사를 묻는 양념은 치지만 그다음 자리는 오로지 내 것이다. 독일처럼 전국이 하나의 선거구가 되는 길이 있다.

국민의 대표이지 지역의 대표가 아니라는 헌법 정신을 살려 각 당이 전문분야별로 후보자 리스트를 만들어 유권자로 하여금 선택하게 하면 된다. 그러면 후보자 유권자 모두가 지역구에서 해방된다. 대의제 민주정치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정치의 벽을 허물고 창을 열면 국민은 일어서서 박수를 칠 것이다.

개방과 공유의 시대를 두 팔 벌려 맞아야 정치의 부정부패며 권력의 독점에서 오는 온갖 폐해를 막을 수 있다.

또 있다. 소속 상임위원회에서 주인 노릇 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 국회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에서 반국민적 행위를 다반사로 한다. 재선하려고 지역구 살리기에 전력을 쏟는다.

로그롤링(log rolling)을 해서 내 동네에서 항만을 보수하면 네 동네에서는 철도를 연장시킬 수 있게 주고받기식 거래를 한다. 소속 상위에 묶이는 것을 막으려면 복수 위원이 되거나 의안에 따라 선택적으로 상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살리면 독과점의 폐해는 줄일 수 있다.

독점의 골이 깊은 예산 심의와 법사위 심의에 법정의 참여재판처럼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일반 시민을 참여시키는 길도 있다. 이익단체로 전락한 시민단체 말고 정직한 보통 사람의 참여로 공유의 정신을 살리면 된다.

전방위 개혁을 주도할 정치인들에게 외치고 싶다.

뻔한 총선, 대선자금 놓고 법의 잣대만 들이대며 소모전 하지 마세요. 땅 따먹기 선거법이나 자기이익 챙기기 국회법부터 고치세요. 우버 택시 타고 씽씽 좀 달려보세요.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