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1] 김광웅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에게 듣는다
김종원의 기사 더보기▼  | 기사승인 [2015-11-23 08:38]
  • facebook twitter kakao story BAND E-Mail
  • Font small Font Big Print
김광웅 교수님 1111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겸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장관급)은 “장관은 정부를 알고, 조직을 알고, 권력을 알고, 희생 봉사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행공노 정책연구소 제공
[아시아투데이 창간 10주년 기획 연재]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장관은 정부 알고, 조직 알고, 권력 알고, 희생봉사 실천할 수 있어야", "최소 2년 6개월 임기 보장", "청문회, 개인사항은 비공개로 해야"
아시아투데이 김종원 기자 정리·김한창 행정학 박사 대담 = 정부의 행정 관료와 일선 공무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투영하는 거울이다. 갈수록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청년 실업과 고령화, 저출산 등 국가 존립에 직접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현안들이 급증하고 있다.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해결 주체마저도 세대갈등으로 방향성을 잃고 있다. 정부와 공무원, 국회 정치권 등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새로운 해결 시스템의 작동이 필요하지만 방향성마저 명확하지 않고 정쟁으로 해결책에 한발작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앞으로 역대 장관들을 만나 한국의 장관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과 덕목, 바람직한 정부시스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심층진단 기획 연재한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74)는 장관급인 초대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대한민국 장관리더십과 관련해 이론과 현장의 최고 권위자다. 김 교수를 만나 바람직한 대한민국 장관리더십과 인선 기준, 평가체계, 인사청문회, 정부시스템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행정학 석학이자 ‘장관급’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경험자로서 장관 인선 기준은?  
“장관은 정부를 알고, 조직을 알고, 권력을 알고, 희생 봉사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권력은 아름답다’는 명제를 얼마나 체득하고 있느냐다. 즉 권력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것인데 대개 권력은 남용되기 마련이어서 장관의 권력관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정부는 국익과 공익 실현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장관에 대한 평가체계는?
“장관평가는 요즘 장관들조차(공직자 모두) 법과 규정 뒤에 숨고 무정의로 일관한다. 정부는 한 편에 서면 안 된다는 균등의 원칙을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직은 정의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무사안일’과 ‘잿밥’에만 마음이 동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장관평가는 업적위주로 하면 안 된다. 공직자들의 역량제고라는 인식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평가도 20세기 방식이다. 요즘 기업에서 ‘나무의 숲’처럼 기관의 장을 기관원들이 솔직히 평가해야 한다. 장관도 조직 구성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비판을 무서워하면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겠는가?” -장관의 바람직한 임기는?  
“장관의 바람직한 임기는 원론적으로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5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면 최소한 평균 2년 6개월 정도, 즉 한 부처당 2명의 장관이 한 정권을 맡는 정도는 돼야 한다.”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의견은?
“청문회에서 개인 사항은 비공개로 해야 한다. 장관이 당해 부처 현안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재임 중 무엇을 중점적으로 수행할 것인지, 그 능력을 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재데이터 베이스(DB)와 연관되는 데 장관의 격이나 자질, 능력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일하는 정부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들어야 한다. 또 정반대로 어떤 실책을 범할 수 있는지에 관한 솔직한 답을 들어야 한다. 미국 방식으로 당신이 이 정부 장관직을 맡아야 할 이유와 맡으면 이 정부에 어떤 해가 되는지를 솔직히 말해야 한다. 범법이나 탈법을 한 인사는 공직에 진출할 수 없다는 규범과 기강이 서야 한다. 자식 교육 때문에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이 용서된다는 넌센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런 행위야 말로 비교육의 극치다.”

김광웅 교수님 최종 3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겸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장관급)은 “장관의 임기는 최소한 대통령 임기의 절반인 2년 6개월은 보장해 줘야 하며 국회 인사청문회는 개인사항에 대해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행공노 정책연구소
-한국 공직사회에서 차관은 보좌기구인지 보조기구인지 역할이 모호하다. 장관 대신에 행사를 가도 환영도 못 받는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국가 규모나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정부조직 상의 차관에 대한 역할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데?
“차관의 위상은 보좌역이면서 독자적 임무를 맡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옳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엘 고어 부통령에게 환경문제를 전담하도록 맡겼듯이 부처의 특수 정책과 사업을 차관이 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중정부에서 중앙인사위원회가 독립되었다고 다시 이명박정부에서 행정안전부로 통합됐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차관급 인사혁신처로 축소됐다. 중앙부처 공무원 인사를 총괄하고 있는 중앙행정 조직의 바람직한 위상은?
“정부의 인사기구는 일본의 인사원, 중국의 인사부처럼 큰 기구가 있어야 한다. 예산 같은 것에는 엄청 신경을 쓰고 주목하면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잊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다만 정직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각 부처의 원성을 당해낼 재주가 없다.”

-국가적으로 장관풀제는 아니지만 인재데이터 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마다 인재데이터 베이스 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것 같다. 국가인재데이터 베이스를 만든 취지에 맞춰 생각해보면 정당들도 공유하는 것이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여야 혹은 제 3당도 수권능력이 있을 정도의 정당체제를 갖추도록 하는 것도 국가가 할 일인데 국가인재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정당들도 장관풀을 운영해야 할 것도 같다. 물론 정치 현장에서 당사자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반응이 크고 심지어 수모로 여기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실효성도 부족할 것이라 예상된다. 장관풀에 대해 공적영역으로 제도화할 필요는 없겠는가?
“인재풀제는 바람직한 것 같지만 정부는 정부대로, 정당은 여야 구분해 정당대로 인재풀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행정인과 정당인의 자질과 능력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국무위원들을 발표하는 것은 정쟁보다는 정책중심의 선거와 행정부 능력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대선 정국에서 간혹 쉐도우 캐비넛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도 대통령 후보들이 쉐도우 캐비넷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견해는?  
“쉐도우 캐비넷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선거 캠프를 보면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대강 어떤 인물이 등용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시적인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맞지 않다. 나머지는 다 떨어져 나갈 테니까. 미국식으로 한국도 선거팀과 국정운영팀을 나눠 운영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21세기 리더십은 팀 리더십이다. 대통령과 내각의 각료들이 한 팀이 돼 얼마나 짜임새 있게 움직일 수 있느냐다. 사물 인터넷 기법이나 빅 데이터를 활용해 시뮬레이션도 할 수 있다.”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들이 장관을 겸직하는 문제와 함께 자신의 학문적 견해와 반하는 정책을 펴는 현직 교수들의 입각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은데?
“장관 후보자들의 격이 옛날엔 정치인 출신 장관을 ‘공적’(公敵)이라고 했다. 행정부 기강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덜 하지만 정치인은 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수 출신 장관은 평소 소신이 정부의 그것과 맞지 않으면 정부의 뜻을 따라야 한다. 아니면 취임을 하지 말아야 한다.”

김광웅 교수 박철언 장관 17
김한창 행정학 박사는 중앙 행정 부처 일선 공무원들을 위한 초대 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김 박사와 중앙부처 정책연구소와 함께 역대 장관들을 심층 인터뷰해 한국의 장관과 관료, 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단하고 비전을 제시해 나갈 방침이다.
김한창 행정학 박사(43)는 중앙 행정 부처 일선 공무원들을 위한 초대 정책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동국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고려대 행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국민권익위원회 상근전문위원을 지냈다. 주요 언론 칼럼리스트 활동을 포함해 위성 디지털미디어방송(DMB)에서 ‘김한창의 아나토미’, ‘김한창의 우격다짐’, ‘이 시각 대한민국’ 등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공저 ‘거버넌스 국가를 위하여’가 있으며 내년 상반기 발간 예정인 ‘한국장관론(가제)’ 집필을 마무리하고 있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kjw@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