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1/2019110102168.html

1970~80년대에 청년기를 거친 우리 세대는 모두 사상적 실패의 운명을 안고 있다. 그것은 냉전체제의 원죄이기도 한데, 문제는 오늘날 탈냉전 시대에도 그런 조야한 이분법적 선전이 좌든 우든 현실을 판단하고 개입하는 준거 틀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폴란드의 냉전 우파와 한국의 냉전 좌파가 놀랄 만큼 닮은꼴인 것도 냉전의 이분법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한 폴란드 친구의 농담처럼, "자본주의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밟고 서 있는 체제라면, 사회주의는 거꾸로 다른 인간이 한 인간을 밟고 서 있는 체제이다." 그런데 내가 다른 사람 위에 서 있으면 정의롭고 다른 사람이 내 위에 서 있으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좌파와 우파는 많이 닮아 있다.

좌우 양손에 촛불을 들고 최악의 실패를 향해 질주하는 한국 사회라는 폭주 기관차를 멈추려면, 냉전적 이분법을 깨는 게 급선무다. 인간이 인간 위에 서 있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다 같이 넘어설 수 있는 상상력에 불을 붙일 때, 희망은 더 이상 외래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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