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권력을 잡은 장쩌민은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뒤를 이은 후진타오는 수리공정학을 공부했다. 현 중국 최고 지도층인 공산당 정치국 상임위원 9명 중 8명이 이공계 출신이다. 무선전자, 지질구조, 전력, 자동제어, 전기공정, 동력, 압력가공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 중국 4세대 지도자집단의 국가 경영철학은 '과학적 발전관'이다. 중국이 지난 20여년 무서운 성장을 이룬 데는 최고 지도자들의 이런 실사구시(實事求是) 국가 경영관의 공이 컸다.
▶중국만은 못하지만 세계적으로 이공계 출신 국가 지도자가 드물지 않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론물리학과 양자화학을 전공했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수학과 출신이다. '영국병(病)'에서 나라를 구한 대처 전 영국 총리는 옥스퍼드대에서 화학을 공부했다. 최근 취임한 일본 하토야마 총리는 수리공학을 전공, '문과 왕국' 일본 최초의 이공계 출신 총리를 기록했다.
▶인간의 복합적 지적(知的) 활동을 문과(文科)니 이과(理科)니 두부 모 자르듯 인위적으로 나누는 게 옳으냐는 지적이 있다. 보병·포병 하는 병과(兵科)가 대령에서 장군으로 진급하면 없어지듯,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면 문과·이과 전공을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결단력·추진력이 더 중요해진다. 그러나 문과 출신에겐 소통과 표현 능력, 이과 출신에겐 과학적 분석 능력이 더 두드러진 것도 사실이다. 국가 발전의 어느 시기에 지도자의 문과적 덕목이 더 필요할 수도, 이과적 소양이 더 요구될 수도 있다.
▶최근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른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전공이 주목거리다. 학부에선 화공과를 졸업하고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학력이 중국의 진로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문과계 출신 일변도인 우리 정치 지도층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 우리 국회의원 299명 중 순수 이공계 출신은 5.3%인 16명, 16명의 각료 중 이공계 출신은 단 한명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