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맞으면 독감 걱정 끝나는 백신… 2년 뒤엔 韓·中·日 동시통역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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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09 03:09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선정한 '미래를 이끌 10대 유망기술'
한국 먹여살릴 핵심 경쟁력 - 10년 내로 경제 파급효과 낼 IT·환경·에너지 기술 등 뽑혀… 통역기술만 향후 70조원 시장
영화 속 상상이 일상 속으로 - 부피·입체감 구현하는 영상과 TV 켜듯 컴퓨터 켜는 기술도, 식물로 만든 플라스틱도 개발

서울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면 뒷걸음질부터 하는 사람도 몇 년 뒤에는 자신감 있게 외국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2018년쯤 우리말을 하면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일본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등 원하는 언어로 즉시 바꿔주는 동시통역기가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

김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동통역연구팀장은 "'실시간 음성자동통역기술'은 2020년쯤 일본에서만 1조엔(약 14조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보다 5~6배 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한국형 음성자동통역기술이 곧 일상생활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8일 발표한 10대 미래 유망기술은 국내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기술 가운데 10년 내 국가 차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되는 기술들 중에서 선정한 것이다. 10대 유망기술 중 우리나라가 강한 IT(정보통신) 기술이 네 가지나 뽑힌 것도 경제성을 먼저 고려했기 때문이다.

2014년 한·중·일 동시통역기 출시

전자통신연구원은 지난해 말 우리말을 영어로 동시통역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주도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동시통역은 문서번역과 달리 일상 대화를 다른 언어로 바로 바꿔주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특히 우리말처럼 주어를 자주 빼거나 한 말의 뜻이 여러 가지인 경우는 더욱 어렵다. 김상훈 ETRI 팀장은 "2014년 아시아 게임에는 한·중·일(韓中日) 동시통역기를 선보이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여기에 스페인어·독일어·프랑스어까지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핀 트랜지스터' 역시 한국 IT의 경쟁력을 이어갈 핵심 무기다. 구현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스핀 트랜지스터는 원자핵의 다양한 회전방향인 '스핀(spin)'을 정보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동시에 빠르게 저장·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컴퓨터 전원을 넣고 켜질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하지만 스핀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컴퓨터는 TV처럼 바로 켜진다는 설명이다.

영화 아바타의 상상력을 구현해줄 홀로그래피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은 TV나 디스플레이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기존 3D(입체영상) TV는 원근감은 구현할 수 있지만 사물의 높이나 부피감 같은 물리적 상태는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3D 영화 '아바타'를 보면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 나비족이 사는 거대한 나무를 직접 가져온 듯, 허공에 완벽하게 재현해 놓고 전략을 논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사물의 입체감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3D 영화‘아바타’에서 판도라 행성의 원주민 나비족이 사는 거대한 나무를 허공에 재현한 모습.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을 사용하면 영화처럼 사물의 입체감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KISTEP 제공
정광모 한국전자부품연구원 실감정보플랫폼 연구센터장은 "디지털 홀로그래피는 사물의 색 정보뿐 아니라 빛이 반사되고 휘어지는 정보까지 모두 재현해 사물의 입체감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4G+ 이동통신기술'은 한국을 모바일 강국으로 유지해줄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현재 보급 중인 4세대(4G) 이동통신보다 수십 배 이상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 스마트폰끼리는 물론이고 각종 전자제품 간의 통신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환경 보호하고 에너지도 얻고

10대 기술의 또 다른 축은 환경과 에너지다. 특히 '미생물 연료전지'는 이 두 가지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 하수나 폐수에는 식품 쓰레기와 같은 수많은 유기물이 녹아 있다. 국내외에서는 이 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할 때 전자를 내놓는 것을 이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전자의 흐름이 바로 전류다. 송영채 한국해양대 교수(환경공학)는 "미생물 연료전지는 하수처리장을 발전소로 바꿔줄 기술"이라며 "기술 자체가 나온 지 10년밖에 안 된 데다 국내 연구자들이 세계적인 수준에 있어 미래 한국의 핵심 산업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플라스틱'과 '친환경 천연물 농약'은 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산업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술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성 재료로 지금의 플라스틱과 같은 제품을 만든 것이다. 이미 각종 전자제품에 쓰이고 있으며 플라스틱을 대체할 전망이다. 천연물 농약은 식물이 병이나 해충과 싸울 때 쓰는 물질을 추출해 농약으로 개발한 것으로, 농약 걱정 없이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을 열어줄 기술이다.

'초전도(超傳導) 송전기술'은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체로 전선을 만들어, 에너지 손실 없이 바다 건너까지 전기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미 국내의 일부 발전소에서 시험하고 있다.

조전욱 한국전기연구원 박사(초전도연구센터)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지면 수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며 "초전도 송전기술은 정전 우려 없이 국가 간 전력 네트워크를 이룰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내 몸에 맞는 항암제를 찾아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질병 극복 기술도 중요하다. '암 바이오 마커 기술'은 암세포에 특징적인 유전자나 단백질을 암 진단표지, 즉 '마커(marker)'로 삼는 기술이다. 마커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환자 개개인에게 꼭 맞는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같은 항암제라도 환자에 따라 효과가 달리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명훈 경북대 첨단진단예측의료기술연구소 교수는 "유방암 재발 시 항암제가 들어맞는 환자는 5%에 불과하다"며 "암 바이오 마커를 이용하면 항암제가 맞지 않는 환자를 알아내 별도의 치료법을 주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마다 독감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되는 날도 다가오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변화가 심해 매년 새로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부위를 찾아내 거기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바로 '수퍼독감백신'이다. 한 번만 맞으면 독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