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환원, 홍보수석 부활… MB정부의 '원위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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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06 03:08

前정권 인사수석 비슷한 인사기획관도 신설…
'작지만 효율 정부' 빛바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폐합되거나 기능이 축소됐던 청와대와 행정부 조직들이 최근 '원위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직을 줄이던 때나, 다시 늘리는 지금이나 이유는 똑같은 '효율성'이다. 때문에 "편의적이고 자의적인 조직 운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3일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45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 "가족과 청소년 등 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책을 여성부에 이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노무현 정부 당시의 여성가족부에서 가족정책 부분을 떼내 복지부로 이관, 보건복지가족부를 만들었지만 이를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달 초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 법에 따르면 여성부 명칭도 여성가족부로, 보건복지가족부는 보건복지부로 원상회복된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저출산, 가족해체, 다문화 가정 등의 현안은 여성 정책과 연계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 8월 말 조직 개편 때 정책실장과 홍보수석을 부활시키고, 전(前) 정권의 인사수석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인사기획관을 신설했다. 현 정부 초 대통령직 인수위가 "작지만 강한 청와대"를 지향한다며 역시 효율성을 이유로 모두 없앴던 조직들이다.

인수위는 당시 노무현 청와대 시절의 '4실장 10수석' 체제를 '1실장 1처장 7수석 1대변인' 체제로 전환했다. 전 정부가 만들었던 정책실장을 없애고 대통령실장 중심 체제를 만든 것이다. 이전 정부의 홍보수석은 대변인으로 기능을 단순화하면서 조직을 축소시켰다. 인사수석도 "공정한 인사를 위해서는 추천과 검증을 분리해야 한다"며 인사비서관으로 급을 낮췄다. 하지만 이들 조직은 개편을 통해 대부분 원상태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인사기획관의 경우 자리만 만들어놓고 아직까지 공석으로 두고 있어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등 당시의 '인사 실패'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책이 아니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정 사건을 계기로 과거와 유사한 조직이 되살아난 사례도 있다. 청와대는 작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이 터지자 청와대 내의 위기정보상황팀(팀장 2급 선임행정관)을 국가위기상황팀(팀장 비서관)으로 확대, 개편했다. 사건 초기 상황파악과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였다. 이 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있었다가 현 정부 들어 폐지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기능을 상당 부분 되살린 것이다.

청와대는 이들 조직을 부활시킬 때마다 "이전 정부로의 회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막상 일을 해보니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는 이유를 대 왔다. "중도실용은 좋은 것은 채택하고 좋지 않은 것은 고쳐서 일할 수 있는 업무 시스템을 만드는 것"(청와대 핵심관계자)이라지만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의 모토는 상당 부분 빛이 바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