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DP순위 갈수록 뒷걸음… 호(濠)에 뒤져 1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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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7.07 03:09

노(盧)정부 출범 2003년 11위 5년 만에 4계단 떨어져 전문가들 "성장동력 상실"

한때 세계 10대 경제국 진입을 눈앞에 뒀던 한국 경제가 작년 세계 15위로 추락했다. 6일 세계은행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각국의 '명목 국내총생산'(물가상승분을 반영한 GDP)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호주(14위)에 이어 15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명목 GDP 순위는 2003년 10위를 목전에 둔 11위였다. 5년 만에 네 계단이 떨어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성장 동력 상실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약해진 성장동력=지난 5년간 한국의 성장률은 4~5% 수준에 머무른 가운데, 중국·브라질·인도 등이 신흥 개발국들이 연 10% 안팎의 고성장을 거듭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한국은 뒤처지게 됐다. 한국의 세계 경제 순위는 2004년엔 인도에, 2005년엔 브라질에, 2006년엔 러시아에 각각 추월당했다. 한국은 특히 노무현 정부(2003 ~2007년) 시절 기업 투자가 부진에 빠지면서 연평균 성장률이 4.4%에 그쳐,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성장률(4.9%· IMF 자료)을 밑돌았다. 미국 등 선진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렸는데 한국은 거꾸로 저성장 위기에 빠진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투자증가율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한국은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가 안 되니까 잠재성장률(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였을 경우에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도 떨어지고 성장률도 지지부진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은 4.5% 수준이었는데, 작년과 올해 투자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졌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물가와 환율 효과도=명목 GDP에는 물가가 상승한 효과가 그대로 반영이 된다. 물가가 오를수록 명목 GDP 규모가 커진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은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물가수준을 유지한 데 비해 브라질, 인도, 러시아는 높은 경제성장률에 더해 물가상승률도 높아 명목 GDP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부국(富國)인 호주는 2006년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덕분에 수출액과 GDP가 늘어나 이번에 14위 경제국으로 부상했다.

반면, 한국은 물가 상승효과가 환율 효과로 상쇄되기도 했다. 명목 GDP는 원화로 계산한 후에 달러로 환산을 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더라도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 명목 GDP가 늘어나는 효과는 줄어들게 된다. 2006년, 2007년 달러 대비 원화의 평균 환율은 각각 달러당 955원, 929원이었으나 작년 달러당 1103원으로 상승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

향후 과제=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세계 순위를 높이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투자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말한다. 권순우 실장은 "한국은 수출 부문은 경쟁력이 있는데 소비와 투자가 취약하다"며 "소비와 투자를 살려 내수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한국 주요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기 위해 당분간 원화 강세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예전의 성장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