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좌관 출신들, 장관 정책참모職 72% 장악

조선일보
  • 김형원 기자
  • 입력 2019.04.10 03:15

    - 18개 부처 정책보좌관 전수조사
    행안부 등 9개 부처는 전원 민주당 출신, 캠코더 인사 포함땐 85%
    평균연봉 9000만원… 통진당 출신도 1억이상 받으며 고용부 근무

    현 정부 출범 이후 18개 부처 장관정책보좌관의 72%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채워진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른바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로 범위를 확대하면 코드 인사 비율은 85%까지 늘어난다. 각 부처에선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돕는 정책보좌관이 도리어 청와대·민주당 편에 서서 장관을 감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요 정책결정과 인사에 대한 지나친 개입으로 '호가호위' '월권' 논란을 부른 보좌관도 적지 않다.

    ◇장관 보좌가 아니라 감시

    18개 부처 장관정책보좌관 외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별정직 장관정책보좌관 39명을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28명의 민주당 출신 정책보좌관은 모든 부처에 배치되어 있었다. 특히 행안부 등 9개 부처에서는 정책보좌관 전원이 민주당 출신으로 나타났다. 6명을 제외한 나머지 33명(85%)은 모두 민주당 국회의원 보좌진, 문재인 대선 캠프, 통진당, 시민사회 출신 등이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04년에 공개된 장관정책보좌관 비율 60%(45명 가운데 27명)와 비교하면 '낙하산' 비율이 더 늘어난 것이다.

    장관정책보좌관은 장관의 정무적 활동을 돕는다. 장관이 어떤 역할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개 부처와 정치권의 가교(架橋) 역할을 한다. '의원 입각(入閣)'의 경우, 국회 보좌관이 부처로 옮겨 장관의 비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현재 교육부, 여가부 장관정책보좌관이 그런 경우다.

    반면, 집권 세력 핵심 인사가 장관정책보좌관으로 임명되면서 부처를 장악하는 경우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정경두 장관의 정책보좌관 3명 전원이 민주당·정의당 국방위 소속 의원들의 보좌진"이라며 "이들 중 일부는 국방 정책에 '코드'를 강요하고 군 인사에도 개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특히 국방부 청사 2층의 김모 보좌관실 앞은 각군 장성들로 항상 문전성시"라며 "같은 층의 장차관실 앞은 상대적으로 썰렁하다. 국방부의 '진짜 실세'가 누군지 보여준다"고 했다.

    외교부의 송모(51) 보좌관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온다. 전직 고위 외교관 A씨는 "당·청의 의견을 강경화 장관에게 직설적으로 전달하는데, 국제정치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아 후배 외교관들이 뒷수습하느라 진땀을 뺀다고 한다"고 했다. 정책결정 과정에 미치는 송 보좌관의 영향력을 두고 외교부 내부에선 '만사송통'이란 말도 나왔다.

    전임 환경부 정책보좌관 노모(55)씨는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노씨를 청와대-환경부 사이의 연결고리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때 내부에서 '문고리 권력인 노씨가 하자고 하면 김은경 장관이 다 따른다'는 말까지 돌았다"고 했다. 김 전 장관 사퇴 이후 공석이었던 환경부 정책보좌관 자리는 다시 민주당 보좌진 출신들로 채워졌다. 지난 정권에서 장관정책보좌관을 경험한 한 인사는 "정권 실세들이 정책보좌관으로 내려올 경우, 장관도 '청와대가 감시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연봉 1억 고위공무원 된 통진당 간부

    고위 공무원단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평균 연봉은 897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캠코더 장관보좌관 가운데 최고 연봉은 1억1750여만원을 받는 외교부 장관정책보좌관 송모씨였다. 그는 주요 경력으로 "민주당 임종석·홍익표 의원 보좌진을 맡았다"고 기재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정책보좌관은 통진당 정책의장 출신인 노모(57)씨가 맡고 있다. 그는 2012년 총선 때 통진당 비례대표 10번에 배정됐지만 부정 경선 논란이 일면서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고용부 고위 공무원으로 변신한 그는 1억1000여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장차관의 평균 연봉이 각각 1억2901만원, 1억2529만원이다.

    장관정책보좌관 제도는 노무현 정부 때 신설됐다. 별도의 공개 채용 없이 '여러 경로'의 추천만으로도 소속 장관이 임명할 수 있다. 당초 '공직 사회 개혁을 보좌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각 정권이 '제 사람 챙기기'로 활용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추경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여(親與) 성향 낙하산' 행태가 이전에 비해 극심해졌다"면서 "국민 세금으로 억대 연봉 줘 가며 '캠코더 인사'를 챙겨야 하느냐"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0/20190410002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