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4월 8일자
http://deep.joins.com/deep_article.asp?aid=2707981

대통령에 정부 씀씀이 보고 제대로 됐는지 따져 볼 필요

모든 통계에는 수집 과정의 오류와 처리 과정의 왜곡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어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현실에 맞지 않는 통계를 근거로 정책 결정을 하면 엄청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재정통계는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는 작은 정부 중에 작은 정부"(지난달 23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라고 말한 근거가 되고 있다. 따라서 '작은 정부, 큰 정부'에 대한 실상과 기준 등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됐는지 세밀한 검증과 파악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일환이 될 수 있는 본지 보도에 대해서조차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는 변양균 장관부터 나서서 "통계 조작, 위조지폐" 등의 표현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정부를 상대로 자유롭게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겠나"라고 우려하고 있다. 성균관대 안종범(경제학) 교수는 "이번 보도는 정부의 재정통계가 제대로 됐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을 오도(誤導)하는 통계를 만들어 발표한 전례도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문제가 되던 지난해 7월 행정자치부는 "총인구의 상위 1%가 국내 사유지의 51.5%를 소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8.31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토지 소유의 편중이 심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표였다. 하지만 이 통계는 땅을 살 수 없는 어린아이까지 대상에 포함해 토지 소유의 편중도를 과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행자부는 당시 통계를 만들어 발표하는 과정에서 통계청장의 승인을 받지 않아 통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자부는 한 달 뒤 "전체 세대의 1%가 전체 사유지의 34.1%를 보유하고 있다"고 새 통계를 내놓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통계청장의 승인을 받지 않는 등 통계법을 위반한 행위는 26건이었으며, 이 중 18건을 정부기관이 한 것이다.

김원배 기자
2006.04.08 05:1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