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컨센서스 10大전략] 소로스의 스승은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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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1.31 23:50

美경영자들 중엔 인문학 전공자들 많아

미국 월가에 뛰어난 금융기관 CEO와 애널리스트 등을 배출해온 세인트존스 대학은 '책만 읽히는 학교'로 유명하다. 뉴욕의 금융가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이 많아 투자나 경영기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학교에서 4년 내내 하는 공부란 고전 100권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1학년 땐 고대와 그리스 시대, 2학년은 로마와 중세시대, 3학년은 17~18세기, 4학년은 19세기부터 최근까지 사상가들의 책을 읽고 토론하며 글쓰기 훈련을 받는 것이다.

월가에 근무하는 이 학교 졸업생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지혜와 성공의 투자학'이란 책에 따르면, 졸업생들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고자(thinker)가 될 수 있는가를 배웠다"고 했다. 또 다른 졸업생은 "세계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배웠다"고 했다. "원전을 찾아보고 거기서 자신의 고유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배운 것이 가장 큰 교훈이었다고 한 졸업생도 있었다.

미국의 경우엔 최고경영자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투자 고수들 중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인재들이 많다. 오히려 철학·역사·문학 등 인문학 지식이 장기적으론 투자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게 상식이다.

한때 실리콘밸리의 여제(女帝)로 불렸던 칼리 피오리나 휼렛패커드(HP) 전 회장은 대학에서 중세역사와 철학을 전공했다. 학창 시절에 온갖 종류의 지식을 접했던 그녀는 "수학과 과학에서는 분석기술, 음악과 미술에서는 영혼의 양식, 문학과 철학에서는 정신의 풍요를 얻었다"고 말했다.

전설적 펀드 매니저인 피터 린치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투자 조언엔 복잡한 경제 이론과 전문용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국제 자본시장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의 대학 시절 스승은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쓴 세계적인 철학자 칼 포퍼였다. 그는 당시 학습한 논리적 사고와 추리 및 논증을 바탕으로 현실 경제를 보는 안목을 키웠다.

반면 우리나라 경영자들 중엔 경영·경제 전공자들이 많다. 지난해 10대 그룹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CEO 471명을 대상으로 한 재벌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5명 중 2명(39.7%)이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했고 이공계 출신은 35.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