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4년 7월 2일(수) A2면

교육중이거나 보직 없어 대기상태
전문가 "불필요한 자리는 없애야"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정책관(고위공무원 나급) 자리는 올 2월부터 5개월째 공석이다. 하지만 별다른 업무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 협동조합정책관이 관할하는 과(課)는 2개뿐인데, 과장들이 알아서 업무 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협동조합정책관이 소속된 정책조정국에는 정책조정국장, 정책조정심의관 등 다른 국장급 간부가 둘이나 더 있다. 기재부 안에서도 "협동조합정책관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는 얘기가 없지 않지만 간부 자리가 줄어들까 봐 아무도 공론화하지 않고 있다.

정부 중앙부처에 장기간 공석(空席) 중인 자리가 51개에 달하면서 수많은 고위공무원 직위가 모두 필요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부처의 고위공무원은 모두 1476명에 달하고, 그중 170명은 교육을 받는 중이거나 보직이 없어 대기 상태에 있다는 이유로 일을 하지 않고 있다.

고위공무원 가급(옛 1급)은 연봉이 1억원, 나급(옛 2급)은 9000만원에 달하는데, 이런 고연봉 공무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면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전문가들은 내놓고 있다.

예컨대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위공무원 자리가 16개인데, 산하의 외청(外廳)인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의 고위공무원 자리는 각각 21개, 17개에 달한다. 농진청 산하의 국립축산과학원이나 국립농업과학원 등의 부장 자리를 정부 부처 국장급과 동일한 고위공무원(나급)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산물안전성부장은 3월부터 4개월째 공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사 교류를 하는 직책인데, 양 기관이 누구를 보낼 것인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방치돼 있다.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체 인력 없이도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면 정부 조직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검증을 통해 불필요한 자리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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