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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대한민국 정부는 큰 정부? 작은 정부?
정부 씀씀이는 미국·일본 수준 '작은 정부론' 무색
GDP 28%라지만 국제기준 땐 38%
산하기관 빼고 계산 … 정부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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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는 큰 정부? 작은 정부?
자문단이 정부 범위에 포함한 산하기관
'공무원 수'보단 '정부 지출'일반적
정부 재정 계산 문제점
국제기준 맞춰 산하기관 포함 땐 1년에 77조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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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대한민국 정부 대해부

  
  
대한민국 정부는 큰 정부일까, 작은 정부일까.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는 작은정부 중에 작은 정부"(지난달 23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라고 언급한 것을 비롯해 정부 핵심 관계자들은 줄곧 "우리는 작은 정부"라고 밝혀왔다. 작은 정부론(論)은 사회 경제수준으로 볼 때 정부 씀씀이(재정 지출)가 선진국보다 훨씬 작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본지 취재팀이 전문가 그룹과 함께 조사한 결과 우리는 '작은 정부'라고 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팀은 행정학자 모임인 '정부를 연구하는 사람들'(회장 김광웅 서울대 교수) 및 정부 디지털 예산.회계 기획단 자문위원인 인천대 옥동석 교수등과 함께 국제 기준인 국제통화기금(IMF) 방식에 맞춰 정부 씀씀이를 추산해 봤다. 그 결과 2004년 우리 정부의 씀씀이는 국내총생산(GDP.779조4000억원)의 37.9%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금까지 우리의 재정 지출 규모가 GDP의 20%대(2004년 28.1%, 한국은행 기준)라는 점을 근거로 작은 정부론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 씀씀이는 스웨덴.덴마크 같은 유럽의 복지국가보다는 작지만 미국(36%).일본(37%) 같은 다른 지역의 선진국이나 태국(18.4%) 등 중진국보다 큰 수준이다. 우리 정부가 이미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인천대 옥동석 교수는 "정부 규모는 통상 재정 지출로 판단하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재정 통계를 갖고 선진국과 비교하다 보니 이런 차이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정부 범위에 IMF 기준에 따라 중앙.지방 정부는 물론 산하기관을 포함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산하기관을 빼놓고 통계를 잡다 보니 비율이 낮게 된 것이다.

취재팀과 전문가 그룹은 국내 최초로 정부기관에 준하는 산하기관 316개를 선정, 이를 포함한 결과를 추산해 냈다.

정부도 내부적으로는 산출의 문제점을 인정한다. 기획예산처의 2005년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는 '우리나라 재정 범위는 국제 기준에 비해 협소' '산하기관.공기업은 전체 공공 부문에서 상당 규모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재정의 범위에서 제외'라는 표현이 나온다. 정부도 현행 통계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 정부 규모는 작다"고 주장해온 것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산하기관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 엄청난 시간.인력이 들어 아직 포함시키지 못해 왔다"며 "내년부터는 새 기준에 따라 통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은 정부론은 정부 재정이 작아 역할을 충분히 못하고 있으니 세금을 더 거둬 양극화 해소 재원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증세(增稅) 논리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미 '작은 정부'가 아니라면 증세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숫자가 선진국에 비해 작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대한 산하기관의 통계가 빠져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탐사기획 부문

◆ 자문단='정부를 연구하는 사람들'(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강성남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김영민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 백태웅 캐나다 UBC 법대 교수, 임동욱 충주대 행정학과 교수, 문지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취재=강민석.김은하.강승민 기자, 박정은(서울대 영문과 4년) 인턴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2006.04.05 05:04 입력 / 2006.04.06 10:21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