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컨센서스 10大 전략] [2] '관대한 이민정책'으로 글로벌 인재 흡수해야

  • 최경규·동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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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2.08 00:12

다문화시대, 포용정신 필요
쌍방향 인적·문화적 교류를… FTA 네트워크도 넓혀야

다국적 컴퓨터회사 은 본사가 미국 텍사스에 있지만, 중국·코스타리카 등에서 생산된 인텔의 마이크로칩과 한국·일본 등지에서 만든 액정 화면 등 부품을 브라질·중국·아일랜드 등의 공장에서 조립해 미국 배송업체 UPS의 유통 채널을 통해 전세계에 판매한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부에선 반(反)세계화의 움직임이 다시 머리를 들고 있다. 하지만 델의 경우처럼 상품과 자본이 이동하면서 전(全)지구적 공급사슬에 따라 제품이 만들어지고, 물적·인적 교류로 이질적 문화가 융합되는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반세계화는 역사의 발전 방향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개방과 교류확대가 인류역사에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화의 물결이 높을 때 빠른 경제성장과 빈곤감소가 이뤄졌고, 쇄국적인 정책은 거의 예외 없이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은 자유무역을 기본원칙으로 더 깊숙이 지구촌에 통합돼야 한다.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지역무역협정 등을 전략적으로 체결해서 글로벌 FTA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 한·EU FTA의 조속한 비준과 발효가 절실하다.

'선진화 시대'의 세계화는 과거와 달라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경제통합을 넘어 쌍방향 인적교류와 문화교류로 확대·심화되어야 한다. 대외개방뿐만 아니라 규제완화를 동반한 대내개방도 요구된다. 그러나 자유방임은 적절치 않다. 선진국들도 필요하면 국가경제, 안보 등 방어적 목적과 전략적 산업 육성, 고용증대 등 적극적 목적으로 산업정책을 활용한다.

자유무역을 신봉해도 협치적(協治的) 산업정책은 정부의 전략적 과제이다. 협치적 산업정책이란 민(民)과 관(官)이 함께 개별산업이 당면한 애로사항을 극복하고, 향후 전개될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하여 인력양성과 R&D(연구·개발) 투자의 청사진을 준비하는 것이다.

선진화 시대엔 양방향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문화교류가 심화된다. 창조적 인재가 모이는 지역과 국가는 빠른 발전을 실현한다. 미국은 우수한 대학과 기업의 역동성, 정부의 이민정책 및 혁신에 대한 개방성으로 세계의 인재를 흡수했다. 이러한 인재들이 미래변화를 예견하고 신(新)성장엔진을 창조한다. 예컨대 각국의 창조적 인재 집단의 재능·기술·관용 등을 측정한 리처드 플로리다(Florida) 토론토대 교수의 '글로벌 창조지수'(Global Creativity Index: GCI)는 경제성장과 상당한 비례관계가 있다. 한국의 GCI는 세계 16위(0.47)로 스웨덴(1위, 0.81)의 58% 수준이나, 그 하위요소인 '창조적 인재풀'의 성장률이 아일랜드에 이어 2위이며, 'R&D 지수'는 스웨덴, 이스라엘 등에 이어 5위로 잠재력이 있다.

한국이 글로벌 창조 인재를 흡수하기 위해선 관대한 이민정책을 펴야 하고, 이중국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의 증가 추세 속에서 다인종, 다문화를 이해하는 포용정신이 필요하다. 1960년대 개발원조를 받던 한국이 선·후진국의 교차점으로서 올해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 됐다. 이제는 성숙한 세계국가(Global Korea)로서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인적 교류와 더불어 쌍방향 문화교류는 각 문화의 고유성에 다양성을 더해 혁신의 모태가 된다. 정부는 선진국형 문화외교로 국가브랜드를 제고하고, 다국적 기업은 전략적 현지화로, 개별 국민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타 문화를 일상의 경험으로 공유하며 문화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세계화는 때로는 폭풍과 폭우를 동반한다. 불평등한 부의 분배, 금융불안, 환경악화 등이 세계화의 폐단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한 국가의 주권을 위협하고, 산업의 지형을 바꾸기도 한다. 우리는 이미 외환위기의 뼈아픈 고통과 금융위기의 파급효과를 체험했다. 그러나 역사는 세계화가 위축되면 성장이 멈추거나 후퇴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성장통 때문에 성장을 멈출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