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社長)되려면… 중(中)·일(日)은 공대 가고, 한국(韓國)은 상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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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01 02:48 / 수정 : 2009.12.01 03:20

韓·中·日 '50大 CEO' 비교해보니
이공계 출신 CEO, 中 60% 日 38% 韓 22% 전문가들 "한국도 이공계 CEO 갈수록 늘것"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石油)의 CEO(최고경영자) 저우지핑(周吉平·57) 대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를 더 강하게 만든 세계적 경영인으로 떠올랐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았고 MBA(경영대학원) 출신도 아니다. 중국 산둥성(省)의 화동석유대학에서 '석유탐사'를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다. 대학원에서도 석유와 관련된 해양지질구조를 공부했다. 페트로차이나를 시가총액 422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그는 작년 5월 취임 후 해외자원 개발의 첨병 역할도 하고 있다. 석유탐사 전문가로서 아프리카·중동 유전 개발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다.

일본 시가총액 4위인 혼다는 지난 2월 이토 다카노부 기술연구소 사장을 본사 대표로 임명했다. 그는 교토대학·대학원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그 역시 혼다에 입사한 뒤 기술개발에 매진한 엔지니어 출신. 올해 3월부터 인도네시아 미니밴 시장을 공략해 혼다의 점유율을 30%로 끌어올렸다.

본지가 30일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의 시가총액 상위 50대 상장기업 최고경영자(CEO) 150명의 전공·학력·나이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일본은 공학·자연과학 등 이공계 출신이 상경(商經)계를 압도했다. 중국은 60%, 일본은 38%가 이공계 출신이었다. 반면, 한국은 남용 LG전자 부회장(서울대 경제학과)을 비롯, 경영·경제 전공자들이 49%에 달하고 이공계는 22%에 그쳤다.

(사진 왼쪽부터)남용 LG전자 부회장, 혼다 이토 대표, 페트로차이나 저우지핑 대표
◆'이공계 CEO의 나라' 중국

중국의 5위 기업 중국석유화학공사(Sinopec)의 왕톈푸(王天普) 대표는 화학공학 박사 출신이고, 중국석탄에너지(中煤能源) 대표 양례커(楊列克)도 '채광(광물 채집)'을 전공했다. 중국 최대 금광인 쯔진산(紫金山) 금광을 발견한 쯔진광업의 천징허(陳景河) 대표는 푸저우(福州)대에서 지질학을 전공했다. 옌후(鹽湖)그룹의 리샤오쑹(李小松) 대표는 대학에서 무기화학을 전공한 후 염호(짠물 호수) 개발에만 30여년 동안 매달리고 있다.

일본도 시가총액 5위인 디지털 카메라 기업 캐논의 우치다 쓰네지 대표는 정밀공학, 시가총액 10위 가전기업 파나소닉의 오쓰보 후미오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기술·과학 중시하는 중국과 일본

1970년대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지식인·과학자를 숙청했던 중국은 1980년대 '개방'을 내세운 덩샤오핑(鄧小平)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정치·문화 중시'에서 '과학 중시'로 국가 경영의 방향을 틀었다. 덩샤오핑의 후계자인 장쩌민(江澤民)과 현 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도 이공계 출신이다.

일본도 공학·자연과학 전공자를 CEO로 선호한다. 일본이 지금도 세계 IT(정보기술)제품 핵심 소재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이유도 과학기술을 전공한 CEO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과 중국의 기업들이 공학과 자연과학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과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것은 공학과 자연과학 출신 경영자들이 과학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 한 요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국, 공학계통 CEO 늘어날 것"

한국에서는 경영·경제를 전공한 CEO 비율이 49%(24명)로 절반이나 됐다. 공학 전공자는 22%(11명)에 머물러 중국·일본과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에도 기술을 전공한 CEO들이 늘고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과 기계공학과를 나온 한국전력 김쌍수 사장, 화학공학을 전공한 LG화학 김반석 부회장, 조선항공을 전공한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세계적으로 환경과학·생명공학·우주항공 등이 새로운 성장업종으로 각광받으면서 이공계 출신 CEO들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