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中)지도부 사회과학도 중심으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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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23 04:52

혁명가·공학도 통치시대 저무는 중… 성장 일변도의 국가전략 변화 시사
차기지도자 굳힌 시진핑 최종학력은 법학박사 경쟁자 리커창은 경제학도

건국 60주년(10월 1일)을 앞둔 중국 안팎에선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의 중앙군사위 부주석 선출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시진핑이 군사위 부주석에 오른다면 공산당 지도부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의 뒤를 이을 차기 지도자로 그를 최종 선택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의 부상과 더불어 그의 학력이 주목받고 있다. 명문 칭화(淸華)대 화공과에 입학해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의 독특한 이력엔 시사점이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때부터 시작된 공학도의 통치시대가 저물고 사회과학도가 중국을 경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성장 일변도의 개발도상국에서 성장만큼 사회 안정과 국제관계에도 힘을 분산하는 좀 더 성숙한 국가로 이행할 것임을 의미한다.

공산혁명으로 수립된 중국 정권을 초창기에 지배한 계층은 역시 혁명에 직접 몸담은 인사들이었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태어난 이들은 대부분 대학 교육의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 중국이란 국가의 기틀을 세우고 정체(政體)를 확립해가던 시기였다.

건국 후 40년간 이어진 혁명세대의 집권기는 1989년 장쩌민의 등장으로 막을 내린다. 상하이 교통(交通)대 전기학과를 졸업한 뒤 각종 공장에서 잔뼈가 굵은 장쩌민의 등장 이후 정부 요직은 공학도의 차지가 됐다. 그와 함께 중국을 이끈 리펑(李鵬) 총리, 그의 뒤를 이은 주룽지(朱鎔基) 총리도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장쩌민 시대를 계승한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비슷하다. 칭화대에서 수리공정학을 공부한 후 주석은 오지인 간쑤(甘肅)성의 수력발전소 노동자로 시작해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원 총리 또한 베이징지질대 광산학과를 졸업한 지질·자원 전문가.

현재 중국 최고 지도층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8명이 이공계 출신이다. 탐식(貪食)에 가까운 자원 사냥과 초대형 토목사업을 통해 2차산업 중심의 경제 개발을 이룬 중국의 힘은 이공계 일색인 공산당 지도부의 학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화공학(학사)으로 시작해 법학(박사)으로 공부를 마친 시진핑의 학력이 보여주듯 차기 중국 지도부는 사회과학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최근 정치국에 진출한 신입 멤버 8명 중 최종 학위를 공학 분야에서 딴 인물이 없다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차기 지도자 자리를 놓고 시진핑과 경쟁해온 리커창(李克强) 상무 부총리는 베이징대 법학과를 나왔으며 경제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상무부장(장관)을 지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는 베이징대에서 역사학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국제언론학을 공부했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이끈 왕치산(王岐山) 경제 부총리 역시 역사학도다. 이들은 모두 시진핑과 함께 차기 중국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인물들이다.

지도부의 학력 '진화'로 문제 해결도 기존의 공학적 방식에서 사회과학적 차원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과거 같으면 전기부족사태가 벌어지면 싼샤(三峽)댐 등 대규모 수력발전소 건설 명령이, 북부지역의 가뭄이 문제되면 대수로 건설 지시가 떨어졌다. 그러나 사회과학도 출신 신세대 관료들의 사고방식은 사뭇 다르다. 가령 물 부족이 우려될 경우 수자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중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물 낭비를 막기 위해 수도료 인상을 검토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