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수첩·관료 발탁·현장 중시… 父傳女傳 리더십

  • 김봉기 기자
  • 김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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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2.27 03:00

    [박근혜 국정 스타일] [2] 아버지 벤치마킹 '박정희 코드'

    용인술·정책 닮은꼴
    - 인선 30명중 18명이 관료출신, 박정희 시절 인맥도 적극 활용
    경제부흥·한강의 기적도 언급

    전문가 "시대에 맞게 변형 필요"
    - "국민 위한 헌신은 계승해야" "군림하는 수직적 리더십 안돼"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74~79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그가 정치 입문 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보여온 '박정희 코드'는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와 더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박근혜의 '박정희 코드'

    박 대통령의 한 측근은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국정 운영 스타일 중 장점들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현장 중시, 청와대와 내각 간 관계 문제, 인사 스타일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박 대통령 주변에서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다 장관에게 더 힘을 실어주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인선 스타일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를 상당 부분 닮았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관료를 중시한 아버지처럼 새 정부의 국무위원과 청와대 실장·수석 등 30명 중 절반이 훨씬 넘는 18명을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인사 수첩'을 활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 자신이 만난 사람들에 대해 인상과 그 사람의 버릇·말투, 평가를 기록해뒀다가 인선에 사용했는데 박 대통령도 '인사 수첩'을 만들어 관리해왔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9월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65주년 전국농촌지도자대회에 참석,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농촌 현장 방문 사진이 담긴 사진첩을 보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인사에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도 부녀(父女)가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인맥(人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일을 추진하면서 세세한 내용까지 직접 챙기는 것도 아버지와 비슷하다. 박 전 대통령은 집무실에 국가 중점 과제와 관련된 차트를 걸어놓고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곤 했다. 박 대통령의 경우, 한나라당 대표 시절 자신이 현장에서 약속했던 정책이나 공약들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백서로까지 만들어 발표했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취임사에서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사용했다. 박정희 대통령 정부에서 즐겨 쓰던 '경제 부흥'이 대표적인 경우다. 또 그 시절이 연상되는 '독일 광산' '한강의 기적'도 등장했다.

    ◇'박정희 넘어서기'도 시도

    박 대통령이 상당 부분 아버지 스타일을 따르지만 여기에만 머물려고 하진 않는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한 친박 핵심 인사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아름다운 승복을 한 것이나 당대표 때 당내 민주화를 강조한 점 등도 결국 자신이 권위주의 통치를 했던 아버지를 넘어서려 한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국가 중심의 경제 발전을 강조해왔지만, 박 대통령은 대선 과정 내내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이 국가에서 국민이 돼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커지면 국가의 행복도 커진다"고 말해왔다. 박 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는 "부녀가 스타일은 비슷할 수 있지만 콘텐츠는 다르다"고 했다.

    ◇"아버지의 장단점 구분해야"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아버지의 용인술(用人術)과 리더십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며, 2013년 대한민국 사회에 맞게 변형·발전시켜 나가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내각·청와대 인사를 보면 전문가·관료를 중시했던 아버지의 스타일을 닮았다"며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유신 전엔 자기 앞에서 고언·충언할 인사도 여럿 기용했으나 박 대통령은 그러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윤 교수는 "박 대통령이 정권 인수 과정에서 보여준 독단적인 인선 스타일을 고수할 경우 아주 가까운 미래에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모습 중 애국심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려는 태도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고 계승해야 할 점"이라며 "다만 군림하고 명령하는 수직적 리더십의 모습은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스타일은 '박정희 리더십'과 닮았다"며 "다만 아무리 많이 현장에 가더라도 여론을 다 수렴할 순 없으며 정당을 통해 국민 여론을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