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기념관 헌정식… '퍼스트 레이디' 5명도 함께

  •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 입력 : 2013.04.26 03:00 | 수정 : 2013.04.26 08:55

    [내달 1일 개관… 이명박 前대통령·블레어 등 국·내외 인사들 대거 참석]
    역대 최고 5억달러 모금 - 백악관 집무실 그대로 재현, 頂上들 선물 4만여점도 전시
    테러·금융위기 등 생생한 자료 - 이라크 전쟁 영상 보여준 뒤 터치 스크린 투표로 평가

    25일(현지 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빌 클린턴, 조지 H W 부시, 지미 카터 등 생존한 전직 대통령이 모두 텍사스주 댈러스의 서던메소디스트대에 모였다.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의 기념관 개관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다. 부시는 5월 1일 기념관을 정식으로 개관하기 앞서 이날 기념관 운영권을 연방정부 산하 국립문서보관소에 헌납하는 '헌정식'을 개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부시의 '친구'들과 딕 체니 전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 측근들도 대거 참석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40년 뉴욕 하이드파크에 자신의 기념·도서관을 만든 이후 미국에선 역대 대통령들이 기념관을 만들고 재임 때 자료를 보관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위)우린 언제쯤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부시 기념관'에 모인 美國 대통령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서던메소디스트대에 세워진 조지 W 부시 대통령 기념관 개관 축하 행사에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자리를 함께해 밝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H W 부시(휠체어에 앉아 있는 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시 대통령 기념관은 내달 1일 정식 개관한다. (사진 아래)미국 텍사스주(州) 댈러스 서던메소디스트대에 내달 1일 문을 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기념관 개관 축하 행사를 위해 25일 미국 전₩현직 대통령 부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미셸 오바마, 로라 부시, 힐러리 클린턴, 바버라 부시, 로절린 카터 여사. /AP 뉴시스
    부시는 퇴임 후인 2009년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의 명문사립대 서던메소디스트대로부터 18만평 부지를 제공받아 자신의 이름을 딴 정책연구소를 설립한 뒤, 각계각층의 기부를 받아 도서관과 박물관을 포함한 3개 동의 부시센터를 건립했다. 당초 기념관 건설을 위해 3억달러를 목표로 모금 활동을 벌였으나, 보수층과 지지자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역대 최고인 5억달러를 모았다. 건설에는 2억5000만달러가 들었다. 현지 언론은 "부시가 남은 돈을 연방정부나 서던메소디스트대에 기증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부시 기념관이 유달리 관심을 끄는 것은 9·11 테러 등 부시 임기 중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에 관한 생생한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기 때문이다. 전시물에는 여객기 공격으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 잔해에서 수거한 휘어진 철골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을 그대로 재현했고, 부부가 미국 국민과 세계 정상들로부터 받은 4만3000점의 선물도 전시된다.

    
	(사진 위)이명박 前대통령과 베를루스코니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2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 W 부시 대통령 기념관 개관 축하 행사에 참석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오른쪽) 전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자료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아프간·이라크戰 영상 상영 부시 대통령 기념관 내부 모습. 재임 시절 벌어졌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정보를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사진 아래)세계무역센터 철골 잔해물 전시 부시 대통령 기념관에는 9·11 테러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철골 잔해도 전시됐다
    (사진 위)이명박 前대통령과 베를루스코니… 이명박(왼쪽) 전 대통령이 2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조지 W 부시 대통령 기념관 개관 축하 행사에 참석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오른쪽) 전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자료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아프간·이라크戰 영상 상영… 부시 대통령 기념관 내부 모습. 재임 시절 벌어졌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정보를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사진 아래)세계무역센터 철골 잔해물 전시… 부시 대통령 기념관에는 9·11 테러로 붕괴된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철골 잔해도 전시됐다. /AP 뉴시스

    기념관에서 상영되는 25건의 영상물은 부시가 자랑하는 치적뿐 아니라 테러와의 전쟁, 금융 위기 등 비판적 논쟁이 뒤따른 사안도 다룬다. 뉴욕타임스(NYT)는 "자화자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특히 부시의 이라크 침공 및 증파,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금융 위기 대응 노력을 담은 4분짜리 영상을 보여준 뒤 관람객이 터치 스크린 투표를 통해 이를 평가할 수 있도록 꾸민 상영관은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결과물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부시는 "나는 내가 할 일을 했고, 종국적으로 역사가 그것을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기념관 측은 한 해 방문객이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레이건 기념관이 갖고 있는 연평균 최다 방문자 기록(38만명)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 기념관 위치 지도
    미국의 다른 대통령 기념관에도 희귀 자료와 장서가 많다. 1991년 개관한 레이건 기념관엔 5000만 장에 달하는 문서와 150만 장의 사진 및 영상 자료가 있다. 빌 클린턴 센터엔 클린턴이 애용한 색소폰을 비롯한 물품 7만5000점, 서류 7600만 장, 사진 200만 장이 전시돼 있다. 보스턴의 케네디 기념관엔 쿠바 미사일 위기와 관련된 미 정부 문서가 비치돼 있다.대통령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부각하는 문제점을 막기 위해 역사학을 전공한 기록관리사들이 관련 자료의 수집과 보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리처드 닉슨 기념관엔 워터게이트 관련 자료가 있고, 클린턴 기념관엔 '르윈스키 스캔들' 사건이 게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