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정상에 '女風'… 사상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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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0.05 03:01

전세계 여성 대통령·총리 16명… 브라질도 곧 女대통령 나올 듯
獨 메르켈, 지도력 인정… 아일랜드·핀란드는 10년 넘게 장기집권
특유의 섬세함으로 국가를 안정적으로 관리… 亞洲·아프리카로도 확산

세계 각국 정상 자리에 '여풍(女風)'이 강력하게 불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스위스(도리스 로이타르트 대통령), 슬로바키아(이베타 라디코바 총리), 호주(줄리아 길러드 총리), 키르기스스탄(로자 오툰바예바 대통령), 코스타리카(라우라 친치야 대통령), 트리니다드 토바고(캄라 페르사드-베세사르 총리) 등 6개국에서 여성이 국가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1년 임기의 순번제 대통령인 스위스를 제외하고, 대통령제나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머지 국가들의 대통령·총리는 선출직이다.

3일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도 집권 노동당 후보인 딜마 호우세피가 1위를 차지했다. 개표가 대부분 끝난 가운데 호우세피 후보는 46.9%의 득표율을 얻어 2위(32.6%)를 차지한 사회민주당의 조제 세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 31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호우세피 후보의 최종 승리가 유력하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호우세피의 당선이 확정되면 브라질 사상 최초로, 남미에선 세 번째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다.

이미지를 누르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3일 인터넷판에서 "전 세계 의회 의원들의 3분의 2 이상이 남성일 정도로 정치는 아직 남성 우위 상태에 있지만, 브라질 대선에서 나타났듯 최근 들어 강력하게 부상한 여성 정치인들이 국가 정상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 국가 정상들 가운데 여성은 10명을 약간 넘었다. 이 중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고 올해 퇴임했다. 그렇지만 새 지도자들의 부상에 힘입어 현재 여성 정상은 16명으로 늘었고, 조만간 브라질까지 가세하면 17명이 된다. 사상 최고치다.

이 같은 현상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과거엔 여성 지도자들이 유럽에 치우쳐 있었지만, 최근엔 여성 권력의 무풍(無風)지대였던 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 등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남미의 경우 2006년 칠레의 바첼레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만 하더라도 '중남미 최초의 여성 국가 정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으나, 4년이 흐른 지금 벌써 세 명의 대통령이 나왔고 호우세피라는 또 한 명의 지도자 탄생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통해 국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점 때문에 여성 지도자들이 장기 집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아일랜드의 메리 매컬리스 대통령은 1997년부터 13년째 집권하고 있고, 핀란드의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도 10년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05년 11월 권좌에 오르며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국민 여론에 반한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결정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개인적 부패나 스캔들 없이 사회 갈등을 원만히 봉합하며 지도력을 인정받는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2006년부터 4년 연속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