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委 '공직인사 실태' 뜯어보니.. '요직' 호남 11%서 27.3%로

중앙인사위가 16일 공개한 공직사회 인사실태에 대한 조사결과는 정부수립후 최초의 시도이다. 앞으로 고위공직 인사에 대한 지역ㆍ학교별 편중도를 마치 기상정보의 평년값을 기준으로 진단하듯 시정해 나간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이번 결과에는 전체적인 인사 균형 속에서도 그동안의 시비가 어느정도 '이유있다'고 평가할 만한 대목들이 담겨있다.
■'체감편중' 문제
국민의 정부 출범후 지역편중 논란이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은 '통계로 잡히는 고위공직자의 출신지 분포'와 '피부로 느끼는 인사편중'간에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공직인사의 공정성은 직위 전체의 분포와는 큰 관계가 없다.
그 보다는 ▦노른자위 요직을 어느 지역이 차지했느냐 ▦ 특정 지역출신이 약진ㆍ급감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여야가 그동안 각각 전혀 다른 통계를 내세우며 '인사편중', '인사정상화'라는 논쟁을 벌인 것도 따지는 잣대가 달랐기 때문이다.
중앙인사위는 30개 중앙 부처ㆍ기관으로부터 2~6개 씩 추천을 받아 120개의 '선호직위'를 추려 역대 정권의 요직 지역분포를 따지는 시도를 했다. 그 결과 영남은 꾸준히 줄었지만 38.4%로 가장 많은 요직을 차지했고, 인구비례(31.4%)보다도 점유율이 높았다.
호남은 노태우정권 10%, 김영삼 정권 11%까지 줄었다가 현정권 하에서 27.3%로 2배 이상 약진했다. 역시 인구비례 25.2% 보다 높은 점유율이다. 영ㆍ호남의 높은 점유율에 비해 경인ㆍ강원ㆍ충청 및 이북ㆍ제주 등 나머지 지역이 인구비율보다 요직 점유율이 낮았다.
단 국방부에선 정책보좌관(중장급)이 빠져있고, 법무부에서 교정국장이 요직인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정보원도 집계에서 제외됐다.
■역대정권과의 비교
장ㆍ차관 등 정무직들을 볼 때 국민의 정부에 들어서는 지역편중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인사위측은 정무직들의 평균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한 인구비율과 전체 임기를 합산한 기간에서 각 출신지역이 차지한 비율의 차이를 계산한 '과다ㆍ과소 대표율'로 인사의 지역편중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승만 정부를 제외하고는 노태우 정부의 편중도가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영남출신은 6공화국 때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장ㆍ차관을 배출하다 이번 정부 들어 인구로 볼 때 도리어 적게(-4) 정무직을 차지했다. 반면 호남 장ㆍ차관은 정부수립후 인구비율보다 언제나 적었지만 이번 정부들어 처음 다소 많은 것(+2)으로 나타났다.
■출신학교
고등학교는 중앙부처 1~3급 고위직 가운데 경기고 출신이 135명(7.3%)으로 가장 많았지만 어느 한 곳도 10%를 넘지는 못했다. 다음으로는 경북고, 광주일고, 서울고 ,전주고, 대전고 등이지만 그 격차가 많지 않다.
단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571명(31.0%) 고려대 145명(7.9%), 육사 128명(7.0%), 연세대 117명(6.4%), 성균관대 108명(5.9%), 방송통신대76명(4.1%) 등 6위까지를 모두 합한 숫자에 버금갔다.
유승우기자
swyoo@hk.co.kr

■공직인사 편중 논란
김광웅 중앙인사위원장은 16일 "인사편중 논란을 덮어둬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실상을 있는 그대로 조사, 가감없이 발표했다"면서 "국민의 뿌리깊은 오해를 불식하고 정부도 반성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기록보존소의 기록 뿐아니라 면담조사까지 실시한 의미있는 조사다. 솔직히 우려도 했었으나, 다행히 인구분포와 근접하는 결과가 나왔다. 과거정부에 비해 편중이 상당부분 개선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를 토대로 주기적으로 편중문제를 점검하는 것이다."
-부처별 인사편중에 대한 시정은.
"오랫동안 누적된 결과를 단기간 내에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사책임자가 점진적으로 개선해가야 한다."
-인사개선을 강제할 수단이 있는가.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것자체가 압력이 된다. 중앙인사위의 인사감사권도 있다."
유승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