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고위공직 인사실태 발표배경은/'탕평인사'로 '편중'시비 원천차단


정부가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의 장-차관과 고위직 공무원의 출신지역-출신고 등 공직사회의 인사운영 실태를 공식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은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인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지역편중 인사는 사실 역대 정권마다 문제가 제기됐던 것으로, 박정희-노태우정부 때는 대구-경북(TK) 출신이, 김영삼정부 때는 부산-경남 출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위직이나 선호직위를 많이 차지해 문제가 됐고 현 정부 들어서도 야당인 한나라당은 '호남편중' 인사를 비난해 왔다.


이번 조사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개각이나 고위직 인사를 단행할 때마다 논란이 돼온 인사편중 시비가 공직사회의 갈등과 지역감정을 조장할 뿐 아니라 국민화합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인사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연-학연-친소관계에 따라 연줄을 동원해 인사상 이득을 보려는 그릇된 공직 분위기를 타파하고 실적-성과 위주의 인사제도를 정착시켜 '능력 있는 인물을 등용하되 출신지방을 묻지 않는다'는 '입현무방(立賢無方)'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공직인사 쇄신 방안을 마련하라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개월동안 중앙인사위원회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역대 정권의 장-차관급 인사 편중도, 1∼3급 공무원의 출신지역과 출신고-대학, 행정부 30개 기관의 2-3급 선호직위 120개 등이 담겨 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 정부' 이후 호남 출신이 장-차관급과 중앙부처 요직 등에서 점유 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이 밝혀졌다. 1∼4급 승진자 중 호남 출신이 전두환 정부 시절의 16%에서 현재 26.8%로 높아지고, 영남 출신은 35.7%에서 30.4%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각 부처의 120개 선호직위의 호남 출신 점유율의 경우 전두환-김영삼정부 때 11∼13%이던 것이 27.3%로 높아졌다. 하지만 지역별 인구분포를 포함해 조사한 역대 정부별 지역편중지수는 ▲경인지역 출신을 우대한 황해도 출신의 이승만정부 64 ▲노태우정부 44 ▲전두환정부 42로 나타났고, 현 정부가 15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역대정권 전체를 놓고 볼 때 현 정부 들어 호남 출신 인사가 늘어남으로써 지역적 균형이 이뤄졌다는 게 인사위측의 설명이지만 정무직 수와 중앙부처 요직 점유율, 1∼4급 승진자 비율 등 주요 평가항목에서 호남인사가 부쩍 늘어 '국민의 정부'도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병헌기자 bonanza7@sg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