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주무 장관 청문회 … 공화당, 망신주기 질문 안 해

<중앙일보  2014.5.15일자  4면>      

   

예산 확보 방안 등 정책만 캐물어

“‘오바마 케어’에는 반대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현재 보건부는 유능한 리더십을 갖춘 장관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리고 후보자가 바로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8일 미 상원 건강·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부 장관 후보자 실비아 매튜스 버웰 전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의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칭찬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민주당 정권이 낸 후보자에 대해 칭찬을 한 주인공이 공화당의 거물 존 매케인 의원이란 점이다. 공직 후보자가 청문회에 서면 능력이나 정책관과는 상관없이 야당은 일단 헐뜯고, 여당은 감싸고 돌기 바쁜 우리 국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청문회 전까지만 해도 새 건강보험법 오바마 케어의 주무 부처인 보건부를 맡게 될 후보자인 만큼 공화당의 거센 공격이 예상됐다. 하지만 오바마 케어 웹사이트 다운 문제가 큰 파장 없이 마무리되고, 버웰이 예산관리국장으로서 보여준 탁월한 관리 능력을 높게 평가한 공화당이 공연한 꼬투리 잡기는 하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다.

 오바마 케어를 주제로 한 질문도 예산 확보 및 건보 적용 대상자 확대의 실효성 등 정책적 우려에 대한 게 대부분이었다. 버웰에 대한 신상털이나 모욕 주기는 없었다. 공화당 팀 스캇 의원이 “전임자처럼 오바마 케어 전도사가 될 것이냐”고 묻자 버웰은 “나는 미국 국민을 섬길 것”이라고 답했다. 몇몇 공화당 의원들이 버웰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청문회는 마무리됐다.

 앞서 2009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잠재적 대권 주자라는 정치적 상황과는 상관없이 정책적 질의가 주를 이뤘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6자회담, 해외원조 등 국무부 업무에 대한 견해를 듣고 능력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신상 검증은 청문회 전 이미 완료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사 청문회에서도 야당의 견제는 있다. 하지만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여야가 상호 비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절차 내에서 이뤄진다. 인준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는 보류(holds) 권한과 청문회 뒤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방법(no action) 등이 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