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도 실명이 나오듯 욕 먹더라도 있는 그대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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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5.13 03:14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허영한 기자 youn@chosun.com

'DJ정부' 인사위원장 김광웅 교수, 재직 당시 기록 출간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 만 3년간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68) 서울대 명예교수가 재직 시절 있었던 일을 기록한 책 '통의동 일기'(생각의나무)를 펴냈다. 책 제목은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실이 있던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따왔다. 김 교수는 "위원장으로 부임한 뒤 행정학자로서 교과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부의 일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해방 이후 공직자가 '회고록'이 아닌 '재직 일기'를 출간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웅 위원장은 아침에 출근한 뒤 업무를 시작하기 전 10~15분간 전날 있었던 일을 기록했다. 지난해 조선일보 논픽션대상 응모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3년치 일기는 원래 200자 원고지 7000장 분량에 이르지만, 책으로 엮으면서 지나치게 개인적이거나 민감한 내용을 빼고 3분의 1 정도로 줄였다.

'통의동 일기'에는 청와대 및 정부 관료들과의 갈등, 공무원 사회의 타성과 부서 이기주의, 집요하게 파고드는 언론사 기자들과의 애증(愛憎) 관계 등이 가감 없이 쓰여 있다. 주요 정부인사와 국회의원들, 기자들의 실명까지 그대로 실려있다.

'어제 저녁 내내 성과급 문제로 교육부·청와대 등과 승강이를 했다. 개혁을 하자는 사람들이 교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한완상 부총리를 예방하여 교육부의 주장이 옳지 않음을 반박했다. 교사를 평가할 수 없다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2001년 2월 23일) '어제는 조선일보 기자가 찾아와 교육부(장관)로 가지 않느냐며 엉뚱한 질문으로 괴롭혔다. 이야기를 제대로 안 해주면 자신은 사표를 써야 한다고도 했다. 맞지 않는 것, 그리고 모르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해 주느냐고 사정사정해 돌려보냈다.'(2000년 8월 7일)

김광웅 교수는 "국사학자 한영우 교수가 정부 이야기를 일기로 남긴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하더라"면서 "조선왕조실록에 실명이 나오듯 역사적 기록을 익명으로 처리하는 것은 난센스이고 욕을 먹더라도 그대로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