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8.23 02:12 / 수정 2013.08.24 10:26

일관된 메시지, 추징금 환수 호평
"국정원 논란, 방관자적 입장 보여"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25일)을 맞아 중앙일보가 정치·경제·행정·안보·여론조사 분야의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박근혜정부의 성과와 문제점을 물었다.

 ◆긍정적 성과


 ①남북관계 주도권=10명 모두 대북정책을 큰 성과로 꼽았다. 북한의 도발과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도 확고한 원칙을 지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게 중론이다. 김광웅(명지전문대) 총장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원칙에 따라 안전보장 등에서는 강경보수의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인도적 지원 등 유연성을 보인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정원 차장을 지낸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장은 “북한의 유화적 변화는 유엔의 제재 이후 예견됐던 수순”이라며 “북한의 개성공단 중단의 책임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이 신뢰 프로세스의 성과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②세련된 외교=이정희(한국외대·정치외교학) 교수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외교정책이 단계적으로 경중을 가려가면서 진행됐다”며 “특히 과거 미국에만 치중됐던 외교노선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에 대한 균형외교 노선을 보여준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유성진(이화여대·스크랜튼 학부) 교수도 “성공적인 정상외교를 통해 주변 우방과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했고, 미 의회 연설과 정상회담 등에서 절제되고 품격 있는 태도로 대한민국의 국격과 대통령의 위상을 높이고 양국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박찬희(중앙대·경영대) 교수는 “대일 관계에서도 일본의 역사인식을 지적하면서도 과거 막연한 ‘독도애국주의’를 넘는 합리적 대응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③ 신뢰 정부 이미지=김광웅 총장은 “법치와 원칙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부라는 이미지가 구축됐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보육과 노인·청년·교육 문제 등 복지정책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염돈재 원장은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논리 때문에 감당하지 못할 복지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 등 비리에 대한 척결 의지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절제된 언어와 품위 있는 태도로 대통령의 품격을 높였다”거나 “ 4대 강 사업처럼 비판을 받는 어젠다를 꺼내놓지 않아 불필요한 분란을 차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드러난 문제점

 ①아쉬운 국정 설명 노력=10명 전원이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일방적·권위적 국정 운영으로 대통합의 약속을 위반했다”며 “단 한 차례의 기자회견도 하지 않은 건, 국민에게 국정을 설명하는 소통 노력이 없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박찬희 교수는 “세제개편 과정에서 경제부총리나 경제수석마저 대통령에게 문제점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없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고, 유성진 교수는 “‘국회가 발목을 잡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등 문제를 풀고자 하는 의지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②수첩 인사=박 대통령의 인사와 검증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김광웅 총장은 “집권 6개월도 안 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한 것을 봐도 명백한 인사 실패”라고 말했다. 배종찬 본부장은 “인사검증시스템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았다”며 “인사 문제가 정권 내내 트라우마로 따라다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교수도 “‘수첩인사’라고 불리는 것처럼 자신이 정한 범주를 넘는 사람들을 쓰지 않는 편협한 용인술이 문제”라 고 말했다.

 ③구체성 없는 정책=박찬희 교수는 “경제정책의 슬로건만 있고 구체적인 액션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관료집단의 안정성에만 의존한 국정 운영으로 선제적 돌파에 한계점을 노출했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전·월세난이나 자영업자 줄도산, 공룡포털 문제 등 경제 양극화와 산업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구체적인 로드맵조차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이나 세금·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대통령이 방관자적 입장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강태화·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