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석학, 지식 울타리 허문 미래대학 論한다

‘미래학문 위한 콜로키엄’ 내일 서울대서 출범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

각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교수 21명이 ‘미래의 학문과 대학’을 화두로 한자리에 모인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29일 오후 4시 서울대 교수회관 귀빈실에서 이장무 서울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 학문과 대학을 위한 범대학 콜로키엄’ 첫 모임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콜로키엄이란 ‘함께 말한다’는 뜻으로, 심포지엄보다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대학의 세미나나 토론회를 말한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서울대 개교 6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미래의 학문과 대학에 대해 발표하면서 정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장무 총장에게 콜로키엄을 제안해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주제 발표는 김광웅(행정학) 서울대 명예교수와 최재천(생물학)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서울대에선 이장무(기계공학)총장, 김남두(철학), 김빛내리(생물학), 김완진(경제학), 김형준(재료공학), 민은경(영어영문학), 박은정(법학), 배영수(서양사학), 서유헌(약학), 오세정(물리학), 전상인(사회학), 홍성욱(과학사)교수등이 참여하고, 연세대 민경찬(수학), 성균관대 이정모(인지과학), 이화여대 채현경(음악학), KAIST 정재승(바이오시스템학), 서강대 이덕환(화학), 서울여대 문영빈(신학),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춘미(음악학)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광웅, 최재천 교수는 28일 미리 배포한 ‘21세기 지식의 나무(체계)’라는 제목의 공동발표문을 통해 학문간 통합을 강조했다. 이들은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 “고대 그리스의 전통과 달리 인문, 사회, 자연이란 이름으로 학문의 벽을 쌓아 생긴 문제”라고 진단하고 “지금 대학의 학문분과들은 서로 교류하고 교차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학의 분과학문과 단과대학들이 지금처럼 존속할지 의문이 앞선다”며 “학부·대학원 형태를 기초교육원·통섭대학원·전문대학원으로 삼분하는 한편 이공계는 나노 기술로, 인문·사회·자연계 등은 인지과학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과대는 분야별로 ▲인지과학대학(인문학 등 기초학문) ▲생명과학대학(의학·약학) ▲인간정보과학대학(생활과학) ▲예술미술대학(디자인) ▲우주과학대학(항공우주·천문학) ▲융합공학대학(공학 응용)으로 재편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김광웅 교수는 “교육부가 국립 울산과학기술대 설립을 준비하면서 깊은 고민 없이 경영대학원(MBA) 정도만 추가하려고 해 안타깝다”며 “기존 대학은 학제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교육 당국에서도 이런 아이디어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재천 교수는 이미 지난해 9월 이화여대에 통섭원을 만들고, 이번 학기부터 대학원에 에코과학부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학문간 융합을 실험하고 있다. 통섭이란 다양한 분야의 통합(융합)을 지향하는 새로운 학문의 입장으로, 큰 줄기를 잡겠다는 뜻과 더불어 넘나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번 콜로키엄에 참석하는 교수는 21명이지만 참가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웅 교수는 “36명을 초대했더니 모두 참여의사를 밝혔고 이 가운데 일부만 참가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서울대 교수들이 다소 많은 편이지만 다른 대학 교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참가를 권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미래 대학 설립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국제적으로 미래 대학 모델 논의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홍주의기자 impro@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