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A4면6단 / 김진명 기자
입력 : 2013.10.30 03:54

[박근혜 人事 논란은 무엇]
- 단점 많은 인사 스타일 지적 / 公的 시스템 활용 필요하다


좁은 인재 풀(pool) 안에서 혼자 중요한 인사(人事)를 결정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인사가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면서 박 대통령이 공적(公的) 시스템을 활용해서 폭넓은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재 풀이 너무 좁아"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인사에서 전문성과 국정 철학 공유를 강조하기 때문에 비교적 일사불란한 정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인재 풀이 지역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좁다고 평가했다.

김대중 정부 때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근혜 정부 인사는 다양성·융합성을 고려치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검사 출신들이 비서실장, 총리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렇게 하느냐"고 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이번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연금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보건복지부 업무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가"라고 했다. 그는 "너무 좁은 틀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데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종교학부 교수는 "대통령은 본인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기 때문에 자기 말을 듣고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을 쓰면 된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대탕평에 못 미쳐"

대부분의 전문가는 안배가 취약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명박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전 수석은 "대통령이 애당초 대탕평을 한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여기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인사 문제가 더 부각되는 것"이라며 "대탕평 인사를 하려면 처음부터 목적의식을 갖고 인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인사비서관을 지낸 권선택 전 의원은 "지역·출신·학교 안배를 괜히 하는 게 아니다"며 "안배는 통합의 도구"라고 했다. 그는 "능력대로 하다 보니 특정 지역 출신에 몰렸다고 말하는데 균형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권력기관에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기관의 독립성이나 공정성보다 그룹의 이해관계나 내부 논리가 작동하기 쉽다"고 했다.

"하루빨리 시스템 재정비해야"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사는 기본적으로 인사권자의 권한이고 책임이기 때문에 밀실이란 지적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문제는 인사 결과가 국민 보기에 '능력 있고, 도덕성 있고, 잘할 것 같다'는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점"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공적인 인사 시스템을 재정비함으로써 ①투명하고 ②폭넓고 ③검증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윤평중 교수는 "대통령과 참모들은 '100% 대한민국'이란 대선 슬로건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광웅 명예교수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을 겸해서는 안 되며 인사위원장을 따로 두고 전문 인력 20~30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느 석학이 한 말인데, 권력자들에게 가장 나쁜 것은 '내가 하는 일이 항상 옳다'는 독선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