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2014년 1월 8일(수)

 

[마디바 같은 인물 좀 없소]

서로 도와도 모자라는 판에 헐뜯고 허공이나 가르는 언어희롱이나 하고
거리정치에 급급하면서 포폄褒貶만 일삼을 뿐
진정 공존의 지혜를 짜는 큰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통령 임기가 4년 더 남았는데도 언론이 다음 대선 후보자를 들먹이며 누가 앞서니 뒤서니 벌써부터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유권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선호가 다르겠지만 인물은 여론으로 판별될 수 없다.
인기가 높지 않아도 나라의 명운을 짊어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큰 정치인은 따로 있다. 보통 정치인들은 정책으로, 거리에서 불끈 쥔 주먹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이런 정치인 아무리 뽑아봤자 우리의 미래가 더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내가 고생해도 좋으니 나라의 기본을 찾고 미래를 기약하는 믿음직한 인물이 소망스럽다. 콘서트나 하며 쉽게 인지되는 인물이 아니라 존경스런 어른, 마디바 즉 만델라 같은 인물이라야 정치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만델라는 백인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백인이 좋아하는 럭비 경기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지도자가 되려면 친구를 가까이 하되 경쟁자를 더 가까이 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델라는 용서와 화해로 인종갈등을 극복하고 남아공을 바로 세운 인물이다. 그러나 만델라도 흑백갈덩, 부족갈등을 온전히 해소하지 못했고 일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에 머물고 있는 조국을 어찌 하지 못했다. 위대한 인물이 있다고 해서 나라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느나라나 위대한 인물이 있을땐 국론이 덜 분열된다. 세계 제2차대전을 이끈 미국의 루스벨트나 영국의 처칠도 위대한 인물이다. 중국의 마오쩌뚱도 큰 인물이다. 큰 인물에 대한 평가는 전쟁 등 인류사가 곤경에 빠졌을 대 구국한 공로로 높이 평가된다. 링컨이 위대한 인물인 것도 남북전쟁을 치렀기 때문이다.

용서와 화해로 인종갈등 극복한 만델라
이들의 공통점은 크게 생각하고 양보할 줄도 알고 하나 하나 가려 호오好惡를 이끌어 낸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대중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도 위대한 인물이 적지 않았다. 해방정치공간에서 활약한 김고, 안재홍, 송진우, 장덕수, 여운형, 박헌영 등 사상과 이념은 달랐어도 해방과 독립, 그리고 민생을 위해 노력한 인물들이다. 이승만도 위대한 인물 군에 속하지만 평가가 갈리는 것은 3선 개헌이며 부정선거 등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과오 때문이다. 참모들을 잘 못 쓴 것도 오점으로 남는다.

당대에 조봉암, 신익희, 조병옥 등 훌륭한 인물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 후 김영삼, 김대중은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민주투쟁으로 정치이력을 탄탄히 쌓았다. 제 1공화국 이후로, 김재군, 강영훈, 이만섭 같은 인물이 없지 않다. 이들은 생각이 옳아 직지향直志向과 바른 말을 하는 사지향斜志向 사고를 하는 인물들이다. 큰 인물임에도 직접 정부를 맡아 일을 하면 엇갈린 평가를 받게 마련이다. 철학적, 사상적, 이념적 주장만으로 큰 인물이 되는 것과는 다르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되어간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평가라도 큰 리더는 원리원칙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유연성도 있어야 하지만 이사야 벌린의 '고슴도치와 여우'에 나오는 상황 따라 말 바꾸는 여우여서는 곤란하다. 다음 대선을 겨냥하며 거론되는 인물들 중 크게 생각하고 멀리 바라보며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인물은 있는지.

큰 리더는 원리원칙 지키는 것이 우선
문제는 서로 도와도 모자라는 판에 헐뜯고 허공이나 가르는 언어희롱이나 하고 거리정치에 급급하면서 포폄褒貶만 일삼을 뿐 진정 공존의 지혜를 짜는 큰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더욱이 자기 생각만 옳고 집단의 이익이나 추구하며 큰 흐름을 볼 줄 모르는 인물들, 즉 바른 자리에 서는 중정中正이나 지혜의 극치인 시중時中을 모르는 인물들이 TV토론 잘하고 여론조사 인지도 높고 SNS같은 것 잘해 대통령 돼 봤자 나라 일이 풀릴 길은 요원하니 이제부터라도 인물론 다시 펴자.

맬콤 그래드웰이 말하는 1만시간 법칙 따라 공인으로 최소한 10년은 정진한 인물로 통일 등 나라 어려운 사정 잘 가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 대비할 수 있는 사람을 찾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존경받고 자랑스런 마디바(만델라)로 추대하자. 유권자는 생각을 바로하고 바른 자리에 설 정도로 문명한 가운데 굳세졌다. 문명이건文明以建이다. 이들이 찾는 행복은 다른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