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에 실린 인터뷰 기사
   기사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정부에는 논리가 없다고요. 도대체 설득 논리가 너무 부족합니다. 이를테면,
   "털이 달린 짐승은 겨울잠을 잔다/토끼는 털이 있다/토끼는 겨울잠을 잔다"
   와 같이 대전제를 틀리게 하니 결론이 틀리는 겁니다.
   또 그리고 이런 '선언지 긍정의 오류'가 매우 많습니다.
   "정부는 국민 편이 아니면 국민 반대편에 선다/정부는 국민 반대편에 서지 않는다/정부는 국민편이다


<‘不信’을 넘어 ‘疏通’의 시대로>
“이젠 국민이 정부보다 더 똑똑… 국민 위에 있다는 착각은 안돼”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이제는 국민이 정부보다 더 똑똑한 시대인데, 관료들은 아직도 국민보다 우위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소통)이 필요한데 일방통지만을 거듭하고 있어요.”

김광웅(67)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료조직이 대(對)국민 소통에서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대 사회는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고, 일방통지 방식이 아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시대임에도 관료들이 이 같은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민간인이 돈을 거둬서 교통 체계를 바꾸고, ‘프라이빗 거버먼트(private government·사설정부)’라는 단어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시대 인식이다.

그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과정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특별교부금을 모교에 지원하는 것을 보면 옛날에나 가능했던 일을 정부가 여전히 벌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모든 것을 밝혀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이후에 하나씩 드러나면서 정부를 믿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소통의 실패는 이처럼 정부와 관료들이 국민들에게 편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손쉽게 국민을 설득시키려 한 잘못된 시대인식에서 비롯됐다”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부와 관료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감동할 정도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자신이 말한 명분을 진실로 착각하는 ‘선언지긍정의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정부는 ‘정부는 국민을 위해 일한다. 그러니 정부의 정책을 믿어달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관료들이 국민을 위한다는 것은 명분일 뿐 관료 계급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실용주의’의 위험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실용주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을 중시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지방정부가 아닌 국가 전체를 포괄하는 중앙정부는 목표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과정 또한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