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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老교수의 아주 특별한 `스승의날'>


[연합뉴스] 2009년 05월 15일(금) 오후 09:29

서울대 김광웅 명예교수, 감사 음악회 열어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 사랑 나∼무 되어 여린 가지 내밀더니 어느덧 굵은 줄기∼ 꿋꿋이∼ 드리웠네∼♬"
15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진뮤직갤러리.
검정 나비넥타이를 맨 백발의 노신사가 발갛게 상기된 표정으로 청중 앞에 섰다.
"아까 와서 연습을 했는데 잘 못해서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도 하겠다"고 말을 꺼낸 노신사는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한 서울대 김광웅(69) 명예교수.
"여기 초청장에 오타가 하나 있어요. `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빠졌어요. 그러니까 제가 그냥 부를게요."
이번 음악회는 김 교수가 스승의 날을 맞아 특별히 준비한 자리다.
김 교수는 이날을 위해 은사인 유훈 서울대 명예교수와 마이클 하스 미국 하와이대 명예교수, 그리고 각계에서 활동하는 제자 50여명 등을 초청했다.
이날 김 교수가 제자이자 `노래스승'인 서울대생 윤재원(음대 3년)씨와 함께 선보인 곡 `한 사랑'은 자작시(詩)에 서울대 음대 작곡과 최우정 교수가 곡을 붙인 창작 가곡.
노래에 앞서 제자들은 "스승의 날 저희를 초대해주셨는데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며 김 교수의 캐리커처와 `한 사랑' 악보가 새겨진 악보대를 `깜짝' 선물했다.
김 교수가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조용히 듣고 있던 제자들이 하나둘 악보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어느덧 노래는 합창으로 바뀌었다.
"아∼름다운 그대∼ 오 아∼름다운 노을이여∼ 아름다운 그대 아름다운 노∼을이여∼♬"
4절까지 노래를 마친 김 교수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양 손을 들어 올렸고 청중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나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김 교수와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해 온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은 "거꾸로 제자들을 위해 음악회를 마련한 `발상의 전환' 덕분에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강래 의원도 음악회에 참석, 박사 논문 지도교수였던 김 교수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
음악회를 마친 김 교수는 "매번 내가 받기만 해서 `이번에는 내가 한번 쏘자'는 생각에 자리를 마련했는데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매년 한번씩은 이런 자리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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