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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의 창] 창조력은 실천하는 것이다

새삼 `창조경영`이 화두가 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10년쯤 예측하기 힘든 급속한 변화가 오니 `창조경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창의 시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다.

창조경영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얻어내야 한다는 뜻에서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의 `창조적 상상`과 통한다. 남들과 다른 것을 지속적으로 하고 또한 수익으로 연결돼야 한다.

이건희 회장의 말대로 미래는 불확실하고 불안한 것이 사실이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해 2100년의 창조 사회까지 예측하는 연구가 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2010 일본`의 변화를 물질적 풍요의 시대에서 정신적 풍요의 시대로, 그리고 조직이 사람을 고용하는 사회에서 독자성을 가진 사람이 주체가 되는 기업사회가 된다고 한다. 조직이 아닌 사람과 그의 능력, 그리고 지식에 더해서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상상력은 보이지 않지만 힘은 무한하다. 우리는 허구보다 사실을 더 믿지만 예술의 세계에서는 때로 허구가 사실 이상이다. 상상으로 꾸며낸 창조적 과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도 그렇다. 루이 파스퇴르는 실험자의 환상이 능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아인슈타인 역시 "창조적인 일에는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단언한다.

화가 폴 호건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남의 눈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고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 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하고 있는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환상을 볼 줄 알고 통찰력을 갖춘 마음의 눈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육체의 눈으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천재들은 역시 사물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몸으로 생각하며, 수리적인 관념들을 구체적인 것으로 변형시키는 능력이 남과 다르다.

어느 조각가의 작업방식도 참고가 된다. 공간적 사고를 가능하게 해 주는 형판을 만든 다음 거기서 전체적인 수학논리를 읽는다. 그런 다음에 보통의 목공도구를 가지고 작업을 하면서 점차 완성본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고 `느낄 수`있도록 노력한다. 선형패턴에서 추상패턴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작업이 바로 `차원으로 생각하기` `모형 만들기` `몸으로 생각하기` `형상화 하기` `추상화 하기` `통합하기` 등이고, 이를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리처드 파인만에 이르기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13가지 생각의 도구로 소개한다.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둘러엎지 않으면 안 된다.

김우식 과학기술부 부총리는 "창조적인 사람은 튀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통합적 이해`라는 뜻의 `종합지(synosia)`이다.

통합적 지식 안에서는 생각도구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고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에 이루어진다. 따로따로가 아닌 전체로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몸을 통해서 이해된다. 몸과 마음, 감각과 분별력을 이어줘야 종합지가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말하는 천재적 창조력의 바탕이 되는 호기심, 경험과 집착, 통찰력, 전뇌적 사고, 최적과 균형, 상호 연관성의 원리 등과 더불어 앞의 요소들을 교육의 장에서 실천해가는 일이 창조적 경영의 기초이자 출발이다.

새삼 강조하지만 창조적이려면 관계와 패턴을 볼 줄 알고 전혀 짝이 될 것 같지 않은 것들을 짜 맞추고 연결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창조력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김용학 교수는 `리더들의 아카데믹 라이프`라는 강의에서 리더가 평생 해야 할 일은 늘 의문을 갖고 달리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관계와 패턴을 보게 하기 위해 디지그노(designo)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전혀 새롭지 않다.

카네기멜론대학교처럼 경영학석사(MBA)과정도 중요하겠지만 MFA(Master of Fine Artsㆍ예술학석사) 과정을 신설해야 한다.

내신이나 수능에 찌들고 정보조각이나 좇으며 틀에 박힌 인재를 양성해서 되는 일이 아니니 이제 기업이 나서서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해 영재교육원을 하나씩 운영하거나 지원해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는 훈련부터 하는 것이 2010년 이후에 대한 대비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