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걸 등 논란 발언 줄이어 … 이 후보측 “화법과 철학의 차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끊임없이 따라붙는 것이 ‘말실수’ 논란이다. 서울시장과 후보경선 당시 잇따라 터져나왔던 말실수 논란은 지난달 20일 후보 확정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마시지걸 발언’이 불거지면서 지지율 50%대를 달리는 이 후보에게 후보사퇴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측은 일부 작은 실수는 인정하지만, “이 후보만의 직설적이고 솔직한 화법으로 자신의 철학을 얘기하는 것으로 별 문제가 없다”며 시각차가 존재함을 강조했다.


◆약자에 대한 배려 있나 = 이 후보의 실언 논란은 세가지 축으로 구분된다. 첫째 자수성가한 이 후보가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없이 말을 쏟아낸다는 지적. ‘장애아 낙태’ 나 ‘살짝 한물 가신 분들’ 발언이 그것이다. 미혼인 박근혜 전 대표와 경쟁할 때는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있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했다.

둘째 철학부재 논란을 일으킨 발언도 많다. ‘광주사태’ ‘부마사태’ 발언은 빈곤한 역사관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관기발언’이나 ‘마시지걸 발언’은 왜곡된 여성관이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셋째 유력한 대통령후보로서 준비 안된 말을 쏟아냈다가 금새 말을 바꿨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경선 승리 직후 “당의 색깔과 기능을 검토하겠다”며 개혁의지를 불태웠다가 당내 기류가 심상치않자 곧장 “누가 혁명한다고 했냐. 개혁보다 화합이 먼저”라며 발을 빼 주변을 의아하게했다.


◆말실수 인정않는 이 후보 = 최근 ‘마시지걸 발언’을 놓고 여성단체들은 “대통령 후보로서 품격과 자질이 의심스러운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에서는 모처럼 호기를 만난 듯 연일 비판 성명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측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들린다. 이 후보를 가까이에서 돕는 한 의원은 “노 대통령보다 더 큰 설화를 겪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메시지를 관리하는 쪽에선 작은 실수는 인정하지만, 화법과 철학의 차이일 뿐 큰 실수나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단 이 후보는 국회의원이 즐겨 사용하는 ‘정치적인 발언’에 익숙치않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될 수 있는 핵심을 애써 외면하면서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식 발언보단 직설적이고 솔직한 화법을 구사한다고 말한다.

‘철학부재’가 아닌 ‘철학의 차이’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이 후보가 대학교수와 오케스트라 노조를 적나라하게 비판한 것은 ‘왜곡된 노조관’이 아닌 ‘이명박의 노조관’이 녹아있다는 설명이다. 관행화된 노조 잘못에 대해 눈감기보단 매섭게 비판한다는 식이다.

측근은 “이 후보는 ‘일부 대기업 노조는 5000만원씩 연봉 받으면서 불법파업을 일삼는다’”는 식으로 노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방식에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측근은 “이 후보는 보편타당한 얘기를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며, 이러한 철학과 화법은 소수의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다수의 공감을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50%를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이 이를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측근은 일부 ‘비우호적인 언론’이 이 후보의 말을 애써 꼬투리잡으려는 점도 말실수 논란이 자꾸 불거지는 이유로 꼽았다. 일부 작은 실수는 횟수로만 본다면 다른 대선후보보다 결코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의 말실수 논란은 이 후보가 일각의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21세기 대통령은 진정으로 국민과 대화할 줄 알아야한다”면서 “하지만 시정(市井)의 언어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시장 한복판에서 통용되는 질펀한 말로 국민과 소통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한 원로는 “대통령의 말은 국격(나라의 격)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발언은 걱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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