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혈세 14조원 삼키는 인천공항철도 모두 "책임 없다"니
  • 입력 : 2009.05.13 22:33 / 수정 : 2009.05.13 23:30

     
    2007년 3월 개통된 인천공항철도의 이용객이 당초 예측한 수요의 10%에도 못 미쳐 정부가 민간사업주에게 하루 수억원씩 운영수입 보조금을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고 있다. 하루 평균 보조금은 2007년 3억6620만원, 2008년 4억5644만원씩 들어갔고 내년부터는 12억6300만원으로 불어난다고 한다. 교통연구원은 이런 철도 이용 추세라면 2040년까지 총공사비의 세 배가 넘는 13조8000억원의 세금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는 2001년 현대건설이 주도하는 민간컨소시엄이 총공사비 4조995억원을 민간 조달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정부는 운영수입이 예상보다 모자랄 경우 90%를 30년간 보조해주기로 계약했다.

    문제는 정부와 민간사업자가 각기 산출한 예측치를 놓고 협상을 벌인 끝에 확정한 예상 수요가 엉터리였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예상 이용객은 24만8000명이었지만 올 들어 3월까지 실제 하루 이용객은 1만7159명, 6.9%에 그쳤다. 또 당초 건설교통부 산하 국책연구소는 인천공항 이용객의 철도 이용비율을 20%(도로 80%)로 예측했지만, 실제 계약에선 뚜렷한 이유 없이 40%로 올라갔다. 정부가 이미 2000년에 인천공항과 전국 주요 도시를 리무진 버스로 연결하는 계획을 확정해 공항철도 이용객의 감소가 예상되는데도, 실제 예측 때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수요 예측이 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정부 측 계약 당사자는 철도청이었고 감독 책임은 상급관청인 건설교통부에 있었다. 그때 철도청장은 지금 국토해양부 장관이 됐고 그때 건교부 장관은 문제의 인천공항철도 사장으로 앉아 있다. 국토해양부 실무자들은 "당시 협상 전권(全權)은 철도청이 아니라 정부협상단 내 민간전문가 그룹이 갖고 있었다"고 하고 민간전문가들은 "정부의 자문에 응했을 뿐 수요예측과 최종결정은 정부가 했다"고 서로 딴말을 하고 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수요예측이 얼마나 어떻게 부풀려졌는지를 밝힐 당시 협상자료와 회의록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구멍가게에도 장부가 있는 법인데 5조원짜리 국책사업을 벌이면서 근거 기록이 없다는 얘기를 어느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는가. 우선 감사원이 나서 공항철도가 국민 혈세를 한없이 집어삼키게 된 경위와 책임 소재를 밝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