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발전? 이단적인 사고 방식 존중해야"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한 日 노요리 박사
"노벨상 안겨준 연구도 주위 반대 심했어… 관례 과감히 결별해야"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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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요리 료지 일본 이화학연구소 소장이 독창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유행에 편승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시대를 뒤흔든 연구들은 주류에서 벗어난 이단적인 사고 방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일 두 나라의 과학자들은 지나치게 체제 순응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일본 최대 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 소장이자 2001년 노벨화학상 수장자인 노요리 료지(野依良治·71) 박사는 한·일 두 나라 과학계에 공통적으로 내재된 약점을 이렇게 정리했다. 노요리 박사는 그간 수차례 방한(訪韓)해 한국 과학계 사정에도 밝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함께 방한한 노요리 박사는 11일 총리를 수행해 한양대 내의 RIKEN-한양대 연구소를 방문했다. 한양대에서 만난 노요리 박사는 "과학계의 다수가 좇는 유행에서는 독창적인 연구가 진행될 리 없다"며 "나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연구 역시 주위의 반대가 심해 아예 시작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노요리 박사는 지금은 보편화된 신약 부작용의 검증 기법인 '광학이성질체(光學異性質體)'를 구별하는 기술을 상용화시킨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노요리 박사는 "법, 관습, 제도권 교육과 과감하게 결별할 수 있는 전위(前衛)적이고 이단적인 사고방식을 장려하는 과학계의 풍토가 필요하다"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소수자의 목소리를 소중하게 여기는 풍토가 과학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주류의 흐름만을 보여 주는 논문 발표나 인용 횟수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평가 방법은 매우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단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노요리 박사에게 청소년 시절에 가출 등 일탈의 경험이 있는지를 묻자, 노요리 박사는 웃으면서 "있지만 자세히 말해 줄 수는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노요리 박사는 일본 최대의 연구조직을 이끌면서 과학자 최고의 영예인 노벨상을 수상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노요리 박사에게 연구와 행정, 둘 중에 어느 것이 어려운지를 물었다.

"행정이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연구는 혼자만의 문제이지만, 행정은 여러 사람의 능력을 알아보는 분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는 "21세기는 과학과 사회의 융합이 필수적인 시대"라고 강조했다. 노요리 박사는 "과학자가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회와 동행하는 과학자들을 국민들이 존경할 것이며, 그게 바로 이화학연구소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