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위대한 취임사' 스트레스
"링컨·케네디처럼 美국민에 용기·영감 불어넣어야 할텐데…"
원정환 기자 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Url 복사하기
스크랩하기
블로그담기








"문장에서 '나는(I)'을 빼라. 스타일과 유창함을 더해라. 하지만 간결하게 써라." 존 F 케네디(Kennedy)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연설을 준비하면서 연설문 작성자 테드 소렌슨(Sorenson)에게 이런 쉽지 않은 주문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 취임사는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들이 극도로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 중 하나다. 대통령으로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다, 잘하든 못하든 역사 속에서 계속 회자되기 때문.

취임식(1월 20일)을 9일 앞둔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 당선자도 엄청난 '취임사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경제위기로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 미국인들은 용기와 영감(inspiration)을 불어넣어 줄 연설을 간절히 원한다"며 "오바마는 '뛰어난 연설가'로 정평이 나 있어 대중의 기대감이 크고, 그만큼 오바마가 받는 압박감이 심하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데이비드 액설로드(Axelrod)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와 함께 연설문 기획에 들어갔다. 연설문 작성자인 존 파브로(Favreau)는 두 달 가까운 연구 끝에 작년 말 초안을 오바마에게 넘겼다. 오바마는 그에게 "15~20분을 넘기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오바마 취임 연설문의 내용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오바마가 자신의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Lincoln) 전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았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오바마는 당선 직후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취임사의 주제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었다. '자유의 새로운 탄생(a new birth of freedom)'은 링컨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1863년) 가운데 나오는 표현이다. 링컨의 취임사 2개(초선·재선) 모두 명연설로 평가받는다. 특히 남북전쟁 승리 직후 했던 두 번째 취임사(1865년)는 취임사의 '백미(白眉)'로 찬사를 받는다. 연방의 통합을 강조한 이 연설은 '초당적 노력'을 강조하는 오바마의 입장과 상통한다.

오바마는 케네디 취임사도 많이 참조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낙담한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선 '뉴 프런티어(New Frontier·케네디의 정치 슬로건으로 '개척자 정신'을 의미)'를 외쳤던 케네디 취임사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외에 프랭클린 D 루스벨트(Roosevelt)와 로널드 레이건(Reagan)의 취임사도 오바마가 주목하는 연설들이다. 둘 다 미국 경제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이 됐다.


▲ 핫도그 값 직접 내는 오바마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워싱턴 DC의 유명한 패스트푸드 식당인‘벤스 칠리 보울(Ben’s Chili Bowl)’에 들러 점심식사로 주문한 칠리 핫도그를 건네 받으며 음식값을 건네고 있다. /AP연합뉴스
입력 : 2009.01.11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