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과 공간 초월한 철학을 말하다


  



원로 재미철학자 4명이 서울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22차 세계철학대회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재권 브라운대 철학과 석좌교수(74),이광세 켄트주립대 철학과 교수(74),정화열 모라비안대 정치학과 명예교수(76),조가경 뉴욕주립대 철학과 석좌교수(81)로 모두 칠순을 넘긴 원로들이다. 세계 철학계에서 석학으로 자리매김한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일정 소화뿐 아니라 관심이 있는 행사에 참가하는 등 철학을 향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재권 교수는 형이상학 및 심리철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철학자다. 서울대에 재학하던 중 1955년 한미장학위원회 장학생으로 선발된 뒤 도미,다트머스대학을 최우등생으로 졸업했다. 김 교수는 심리철학의 핵심적 문제인 심신관계 모델의 이론적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마음이 육체에 귀속된다'는 내용의 '심신수반론'이라는 이론을 제시했으며,최근에는 심신수반론의 결함을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기능적 환원주의'를 제시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철학회장(중부지역담당)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광세 교수는 저명한 철학사가이자 비교철학자다. 1988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철학회 동부지구 국제 중국철학회 프로그램 의장을 역임하기도 한 이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비교철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동양과 서양:두 지평선의 융합>> <로티와 장자> <도덕의 두 길:유교와 칸트주의> 등 저서와 논문을 발표하며 동·서 비교철학에 관심을 가져 왔다.

정화열 교수는 정치철학자로 현상학을 정치학에 접목한 정치현상학 분야를 개척했다. 정치학 외에도 현상학,실존철학,해석학,비교철학,비교문학,의사소통이론,환경철학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연구 성과를 냈다.

조가경 교수는 현상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현상학 이외에 해석학,19~20세기 유럽철학 등을 연구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서구 철학계에 도가,성리학 등 아시아적 사유 소개를 시도하고 있으며,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을 활용해 동·서양 비교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가경 교수가 1일 '전통,모더니티,포스트 모더니티:동양과 서양의 관점' 세션에 참가한 데 이어 '한국의 철학'(2일 이광세),'역사철학과 비교철학의 재고:전통,비평,대화'(2일 정화열),'인식론,과학철학,기술에 대한 재고:지식과 문화'(4일 김재권) 등의 세션에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세계철학대회는 오는 5일까지 계속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